|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간이 작아서...
국정감사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이 자리를 빌어..."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소개하고, 설명하고......
'빌다'에는 크게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해 달라고 신이나 사람, 사물 따위에 간청하는 것과 누군가에게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빌리다'는 "남의 물건이나 돈 따위를 나중에 도로 돌려주거나 대가를 갚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는 뜻과 "남의 도움을 받거나 사람이나 물건 따위를 믿고 기대다."는 뜻이 있습니다.
문제는 '빌리다'를 써야 할 자리에 '빌다'를 잘못 쓰는 때가 잦다는 겁니다. ‘빌리다’는 남의 물건이나 돈 따위를 나중에 돌려주거나 대가를 갚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 남의 도움을 받거나 사람이나 물건을 믿고 기대다, 일정한 형식이나 이론, 또는 남의 말이나 글을 취해 따르다,
친구에게 연필을 '빌려' 쓰는 것이고, 친구 손을 '빌려야' 일을 제대로 마칠 수 있으며, 머리는 '빌릴' 수 있으나 건강은 '빌릴' 수 없습니다.
자주 틀리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는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서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므로 '빌어'가 아니라 '빌려'가 바릅니다.
억지로 따져보면,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는 '이 자리에게 용서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가 될 겁니다.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요. ^^*
세상 살면서 되도록이면 용서를 비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나눠주며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