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월파와 달물결]
안녕하세요.
오늘이 대보름입니다. 커다란 둥근 달을 보며 올해도 많이 웃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보세요. ^^*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편하게 농사지으라고 정조대왕이 만든 저수지입니다. 어제 집에 가면서 그 호수를 보니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물 위에도 떠 있더군요. 제가 문학소년인 것도 아닌데 밝은 달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
'월파'라는 낱말을 아세요? 月波라 쓰고 "달빛이나 달그림자가 비치는 물결"을 뜻합니다. 이 월파의 토박이말이 '달물결'입니다. 말 그대로 달빛에 은은히 비낀 물결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서 '달물결'을 찾아보면 "월파의 북한어"라고 나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좋은 낱말을 살려 쓰지 못할까요? 멋진 토박이말을 사전에 올려 많이 쓰도록 알려야 할 것 같은데, 사전이 그런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둥근 보름달도 보시고, 달물결도 보시면서 좋은 소원 빌어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