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나름대로...]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건장 잘 챙기시길 빕니다.
지난주 금요일 낸 문제 답은 '양거지'입니다. 그 문제 답을 뚱겨드린다면서 첫 자음이 ㅇㅁㄹ라고 했습니다. 실은 목요일 저녁에 제가 친구들 만나 소주 한잔하면서 양미리를 먹었는데, 제가 양거지를 생각하면서 양미리가 손에 익어 있었나 봅니다. 제가 이렇게 지질합니다. ^^* 죄송한 마음에 금요일 편지에 댓글을 다신 모든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제부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그 섬에 갔는데 등대를 새로 세우고 간판을 바꾸는 등 나름대로 새 단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봄이나 여름에 놀러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 9:32, MBC에서 '발렌타인데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밸런타인데이가 맞습니다.
토요일 10:16, MBC에서 '나름 안정적인 출발'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나름'을 알아볼게요. 먼저, 사전에서 '나름'을 찾아보면 '의존명사'라고 나오며 ((명사, 어미 '-기', '-을' 뒤에 '이다'와 함께 쓰여)) 그 됨됨이나 하기에 달림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책도 책 나름이지..., 네가 열심히 하기 나름이다, 제 할 나름이다처럼 씁니다. "각자가 가진 방식이나 깜냥을 이르는 말."로도 쓰이므로, 나는 내 나름대로 일을 하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세상을 살기 마련이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런데 요즘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 '나름'을 마치 어찌씨(부사)처럼 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것도 나름 좋구나, 나름 귀여운 맛이 있네, 나름 새 단장을 하고 있다처럼 쓰는 경우가 그런 겁니다.
그러나 매인이름씨는 꼭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써야 합니다. 의존 명사를 포함한 몸말(체언) 뒤의 토씨(조사)는 안 쓸 수도 있지만, '나름' 뒤에는 '이다', '대로', '의', '(으)로' 따위의 토씨를 뒤에 붙여 쓰는 게 바릅니다.
그것도 나름 좋구나, 나름 새 단장을 하고 있다는 그것도 나름대로 좋구나, 나름대로 새 단장을 하고 있다처럼 써야 합니다.
언젠가 소개해 드린 '보다'는 너보다 크다, 그는 누구보다도 걸음이 빠르다처럼 토씨(조사)로도 쓰이지만, 사전에 어찌씨(부사)로도 쓸 수 있게 올라 있으므로 보다 높게, 보다 빠르게라고 써도 틀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쓰이는 게 꼭 바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전에는 그렇게 올라 있습니다.
오늘은 글이 좀 길었네요. 내일은 짧게 쓰겠습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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