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속는 셈 치다]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좋죠? 그렇게 햇볕은 좋은데 막상 나가보면 좀 쌀쌀하더군요. 봄치고 좀 쌀쌀합니다.
오늘은 '치고'를 알아볼게요. 처음치고, 봄치고... 속는 셈 치고...
'치고'는 토씨(조사)로 쓰일 때와 움직씨(동사)로 쓰일 때로 가를 수 있습니다. 토씨로 쓰일 때는 "그 전체가 예외 없이"라는 뜻과 "그중에서는 예외적으로"라는 뜻이 있습니다. 토씨이므로 앞말과 붙여 씁니다. 나중에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더라, 눈이 온 날씨치고 포근하다, 남의 목숨 초개처럼 아는 사람치고 제 목숨은 천금처럼 알고 떨지 않는 사람 없다더니…처럼 씁니다. 이때는 흔히 뒤에 부정의 뜻을 더하는 낱말이 옵니다.
움직씨로 쓰일 때는 뭔가를 인정하거나 가정할 때 씁니다. 그는 내 작품을 최고로 쳤다, 나는 그의 능력을 높게 친다, 속는 셈 치고 이번에는 넘어가자, 그냥 먹은 셈 칠게요처럼 씁니다. 이때는 움직씨이므로 마땅히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밖에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진짜입니다. 속는 셈 치고 나가보세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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