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무엇이든 '가져야' 할까?-성기지 운영위원 우리 신문들의 기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영어식 표현이나 번역투 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숱한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우리말의 고유한 틀이 나날이 일그러지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 가운데서도 “건전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라든가, “소모임을 가졌다.”, “가진 사람들”처럼, ‘가지다’라는 말이 본뜻과는 다르게 매우 여러 곳에 쓰이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심지어는 “다섯 남매를 가진 가장”과 같은 표현까지도 보인다. 이때의 ‘가지다’는 모두 우리말에 알맞지 않게 쓰인 사례들이다. 우리말에서 ‘가지다’는 “손에 쥐거나 몸에 지니다”라는 뜻으로 써 온 낱말이다. 다시 말하면 무엇인가를 ‘차지하다’는 뜻으로 이 말을 써 왔다. 그런데 요즘 서양문화가 우리 생활을 지배하면서부터, 온갖 것을 탐내어 가지고 싶어하는 속성에 따라 영어의 ‘have’를 직역한 ‘가지다’가 아무 곳에나 쓰이고 있는 것이다.
“건전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은 “건전한 생각이 있는 정치인”이라 하면 되고, “소모임을 가졌다.”는 “소모임을 열었다.”로, “가진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들”로 표현하면 된다. “다섯 남매를 가진 가장”도 “다섯 남매를 둔 가장”으로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2조의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는 문장도 “모든 국민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로 고쳐 써야 본디의 우리말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가져야(have) 하는 문화는 우리에게 맞지 않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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