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꿰맞추다]
안녕하세요.
새벽에 시원한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은 더위가 한풀 꺾이겠네요. ^^*
6월이 이제 하루 남았네요. 뭘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간은 참 잘 갑니다. 그동안 한 일을 하나하나 꿰맞춰 보면 놀지는 않은 게 분명한데 딱히 내놓을 일은 없네요.
7월부터는 더 열심히 살고, 더 많이 웃자고 다짐하며 '꿰맞추다'와 '끼워 맞추다'의 다른 점을 알아볼게요.
먼저, 꿰맞추다는 움직씨로 "서로 맞지 아니한 것을 적당히 갖다 맞추다."는 뜻입니다. 범인은 자신의 주장에 알리바이를 꿰맞추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그네는 낭패한 듯 허둥지둥 말을 꿰맞추었으나...처럼 씁니다. '끼워 맞추다'는 뭔가를 어떤 곳에 끼워서 맞춘다는 뜻입니다. '끼우다'가 "벌어진 사이에 무엇을 넣고 죄어서 빠지지 않게 하다."는 뜻이므로, 창문 틈으로 햇빛이 들어와 종이로 끼워 맞췄다, 구멍이 커지자 나뭇조각을 끼워 맞추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보면 '꿰맞추다'와 '끼워 맞추다'가 헷갈리시죠? 가르는 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잡을 수 없는 추상적인 것에는 '꿰맞추다'를 쓰고, 구체적인 사물이 있을 때는 '끼워 맞추다'를 쓰시면 됩니다.
범인의 알리바이나 말의 앞뒤를 조리 있게 맞추는 것은 추상적이므로 '꿰맞추다'를 쓰고, 창문 틈이나 구멍에 뭔가를 끼우는 것은 '끼워 맞추다'를 쓰시면 됩니다.
오늘도, 아니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