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올해 한글문화연대 정기총회가 열린 2월 22일은 정월 대보름 곧 '대보름날'이다. 대보름날에는 전통적으로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무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부럼은 대보름날 새벽에 까서 먹는 호두나 밤, 잣, 땅콩 들을 한데 묶어서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을 깨물면 이가 단단해지고, 까먹고 난 깍지를 버리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부럼'이라는 말도 부스럼의 준말이다.
대보름날에는 마을마다 윷놀이 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해마다 윷놀이 대회를 알리는 동사무소(아직 '주민센터'는 적응이 안 된다.)나 면사무소의 현수막에는 낯선 용어가 등장한다. '척사 대회'란 말이 그것이다. '척사'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말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도대체 왜 이 말이 우리 국어사전에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척사'의 '척'은 던질 척(擲) 자이고, '사'는 윷 사(柶) 자이다. 윷놀이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말인데, 이 말은 일제 때 관에서 쓰던 말이 아직까지 순화되지 않고, 그대로 역시 관에서만 써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척사 대회'를 '윷놀이 대회'로 고쳐 적는 동면 주민센터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듯하다.
윷가락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가축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도'는 돼지이고, '개'는 개, '윷'은 소, '모'는 말을 뜻한다고 한다. 가운데 '걸'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양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도, 개, 걸, 윷, 모'는 '돼지, 개, 양, 소, 말'이 되어, 뒤로 갈수록 걸음이 빠른 차례가 된다. 그래서 진행해 나가는 칸 수를 그에 맞춰 정해 놓은 듯하다.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