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연번듯하다]
안녕하세요.
벌써 우리말 편지를 보낸 지 6년째네요.
그동안 고맙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서운하다는 말도 꽤 들었습니다.
작년 봄에 농촌진흥청 없어진다고 할 때 그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자주 썼고 그때 몇 분이 심한 말씀을 하시면서 수신거부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어제와 그제 보내드린 편지를 보시고도 몇 분이 편지 내용이 좀 거북했다는 댓글을 주셨네요.
몇 분은 어제 수신거부를 하셨고요.
진심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말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의 반응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편지를 짧게 써달라, 보기를 들어가면서 길게 써 달라,
개인 이야기는 삼가달라, 개인이야기를 자주 넣어서 따뜻한 편지로 만들어달라,
시사성 있는 이야기를 해야 머리에 잘 들어온다, 정치이야기나 시사 이야기는 빼고 국어 이야기만 해 달라...
어느 가락에 춤을 춰야 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누가 시켜서가 아닌 제 스스로 보내는 편지인 만큼 제가 생각해서 옳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제가 공부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것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그냥 아름다운 우리말을 알리고 싶을 뿐입니다.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게 아닙니다. ^^*
우리말에 어연번듯하다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 드러내 보이기에 아주 떳떳하고 번듯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말편지를 보내는 제 생각이 번듯하다고 자신하며,
이런 일이 제 자식들 앞에서도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스님이 그러셨다죠?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냐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