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자막 몇 개]
안녕하세요.
하늘이 참 맑고 좋네요. ^^*
어젯밤 11:35에 SBS에서 '엄한데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이라는 뜻의 관형사는 '애먼'입니다.
애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다, 애먼 짓 하지마라처럼 씁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에 도전 골든벨에서는
'모티브'와 '모티프'를 모두 맞는 답으로 봤습니다.
모티브(motive)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로 국립국어원에서 '동기'로 다듬은 말입니다.
모티프(motif)는 프랑스말에서 온 낱말로 회화, 조각, 소설 따위의 예술 작품을 표현하는 동기가 된 작가의 중심 사상을 뜻합니다.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모티브와 모티프를 모두 정답으로 본 것은 좀 이상합니다.
우리는 외래어를 적을 때 신경을 좀 덜 쓰는 것 같습니다.
무를 무수라고 하거나 미숫가루를 미싯가루라고 하면 틀린 것을 금방 알고 바로 잡는데,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말은 어차피 완벽한 발음을 못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신지 조금 너그러운 것 같습니다.
도전골든벨에서도 학생이 '화이팅'이라고 쓴 정답판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왕이면 '파이팅'이라고 쓴 정답판을 보여주거나 '힘내자'나 '지화자', '영차'라고 쓴 정답판이면 더 좋았지 싶습니다.
참,
도전골든벨에서는 이상하게 문장 끝에 마침표 점을 찍지 않더군요.
문장이 끝나면 모두 점을 찍어야 합니다.
심지어 개조식이라고 하는 끊어 쓰는 문장도 끝에는 모두 점을 찍어야 합니다.
점을 찍지 않는 무슨 까닭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학생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니만큼 맞춤을 제대로 따르는 자막이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