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2] 우리말) 바다로 나간 우리말

조회 수 9607 추천 수 0 2016.06.07 10: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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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저는 잘 쉬었습니다. 잘 놀고, 잘 쉬어야 일터에서 맘 껏 일할 수 있지 않나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다로 나간 우리말]
유월이 왔다. 마침내 푸른 바다가 우리 삶 곁에서 파도치는 계절이 온 것이다. 가까운 바다는 푸른 빛깔을 띨 때가 많은데, 그래서 해수욕장 하면 푸른 바다와 흰 모래가 떠오르게 된다. 순 우리말 가운데 ‘물모래’라는 말이 있는데, 물모래는 바닷가에 있는 모래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다. 이 물모래 가운데서도 파도가 밀려드는 곳에 보드랍게 쌓여 있는 고운 모래를 따로 가리키는 우리말이 있다. 바로 ‘목새’라는 말이다. “목새에 새긴 글자는 금세 파도에 쓸려간다.”처럼 말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해질 무렵 바닷가에 앉아서 저녁놀을 감상해본 경험이 있거나 그러한 한때를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멀리 수평선 위에서 하얗게 번득거리는 물결이 있다. 이것을 순 우리말로 ‘까치놀’이라고 한다. “먼바다의 까치놀을 등지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슬퍼 보였다.”와 같이 말할 수 있다. 또, 바다의 사나운 물결을 ‘너울’이라고 하는데, 너울과 같은 커다란 파도가 밀려올 때 파도의 꼭대기 부분을 가리키는 우리말을 ‘물마루’라고 한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것처럼 멀리 보이는 수평선의 불룩한 부분도 물마루라고 한다.
배를 타고 바다의 품에 안기고 싶어도 멀미 때문에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가다가 겪는 멀미를 ‘차멀미’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까 배를 타고 가다가 겪는 멀미를 ‘배멀미’라고 말하기가 쉽다. 그러나 이때는 ‘배멀미’가 아니라 ‘뱃멀미’라고 해야 한다. 발음이 [밴멀미]로 나기 때문에 쓸 때도 시옷받침을 받쳐서 ‘뱃멀미’라고 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논문 덜미]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6:42)
안중근 의사 '추모'라고 안 하고 '뜻 기려'라고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편지를 보시고
희아리가 아니라 희나리가 맞다는 분이 많으셨는데요.
희나리는 채 마르지 않은 장작을 뜻하고,
"약간 상한 채로 말라서 희끗희끗하게 얼룩이 진 고추"는 희아리가 맞습니다.

어제 황우석 전 교수의 선고재판이 있었습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황우석 박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정부지원 연구비 횡령과 난자를 불법으로 매매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3년쯤 전인가요? 그 일이 터진 게...
한 대학원생이 논문에 실린 사진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덜미가 잡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타까운 일로 지금도 제 기억 속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덜미를 알아보겠습니다.
덜미에는 목덜미도 있고 뒷덜미도 있습니다.
목의 뒤쪽 부근을 목덜미라 하고 
목덜미 아래의 양 어깻죽지 사이를 뒷덜미라고 합니다. 
이 덜미는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일단 붙잡히면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곧, 덜미가 결정적인 약점인 샘이죠.
따라서 덜미를 잡히는 것은 결정적인 약점을 잡히는 것입니다. 
사람도 덜미를 잡히면 힘을 쓸 수가 없게 되어 덜미를 잡은 사람의 뜻대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늘 편지는 그냥 덜미를 설명하는 것으로만 봐 주십시오.
황우석 박사의 연구나 활동에 대한 논쟁으로 휘말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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