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느와 어떤]
안녕하세요.
오늘은 갑자기 국회로 출장 갈 일이 생겨 좀 일찍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자료를 좀 챙겨야 하거든요.
요즘 날씨가 추워지니 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 넥타이를 매고 나옵니다. 그러면 좀 덜 춥거든요. 아침에 아들에게 넥타이를 골라달라고 하고, 하나를 골라주면 왜 그걸 골랐냐고 물어봅니다. 그럼 나름대로 뭐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들과 이야기하고... ^^* 사실 아침에만 잠시 넥타이를 매기 때문에 아들이 어느 것을 골라주건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늘은 '어느'와 '어떤'을 갈라볼게요. 먼저 '어느'는 여럿 가운데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을 때나 여럿 가운데 똑똑히 모르거나 꼭 집어 말할 필요가 없는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을 이를 때 쓰는 말입니다. 어느 것이 맞는 답입니까?, 산과 바다 가운데 어느 곳을 더 좋아하느냐?, 비가 내리던 어느 가을 저녁이었다처럼 씁니다.
'어떤'은 '어떠한'의 준말로 사람이나 사물의 특성, 내용, 상태, 성격이 무엇인지 물을 때나 주어진 여러 사물 중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물을 때 쓰는 말입니다. 주로 의문문에 쓰이죠. 그는 어떤 사람이니?, 너는 이 둘 중에서 어떤 옷이 더 마음에 드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처럼 씁니다.
좀 헷갈리시죠? 더 나가 여럿 가운데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는 '어느'와 '어떤'을 같이 쓰일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 "어느 방법으로든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 "어떤 부모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어느 부모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와 같이 관련되는 대상이 특별히 제한되지 않을 때도 두 낱말은 비슷한 뜻으로 씁니다.
오늘은 제가 국어 문법을 잘 모른다는 게 실감나네요. 제가 문법을 잘 알면 어느와 어떤을 쉽게 가를 텐데, 제가 잘 모르니 설명도 잘 안되네요. ^^*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참, 오늘 수능 시험보는 날입니다. 모든 분에게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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