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신장]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구두를 닦았습니다. 제 일터에는 구두 닦는 분이 가끔 오시거든요.
우리는 땅을 딛고 서거나 걸을 때 발에 신는 물건을 통틀어 '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신'보다는 '신발'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신발은 발과 발을 감싼 신을 한꺼번에 이르는 말일 텐데 '신'과 '신발'을 같은 뜻으로 씁니다. 사전에도 같이 올라 있는 복수표준어입니다.
학생들이 가지고 다니는 신발을 넣는 주머니는 '신발 주머니'라고도 하고 '신 주머니'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조금 낯설긴 하지만, 신발을 넣어두는 장을 '신발장'이라고도 하고 '신장'이라고도 합니다.
신장... 신장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 뜻이 열 개나 되네요. 키도 신장이고, 세력이나 권리 따위가 늘어나는 것도 신장이고... ^^*
깨끗하게 닦인 구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신'과 '신발' 어떤 낱말이 먼저 생겼고, 지금은 어떤 게 더 많이 쓰일까? ^^* - 신장이라는 낱말에는 17가지 뜻이 있는데, 모두 한자다. 잘 쓰지도 않는 한자 낱말을 이렇게 몽땅 올려놓고 우리말의 70%가 한자라고 한다. 그 말이 맞을까?
아침부터 별생각을 다 합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