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춥네요. 내일부터는 좀 풀릴거라고 합니다.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있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보니고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분의 허락을 받아 같이 읽고자 합니다.
오늘 붙여 주신 글 '오지'에 대해 용례를 찾아 제 의견을 드립니다. 혹여나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 *원문 깊은 산속을 흔히 '오지'라고 합니다. 이 오지는 일본말입니다. 奧地(おうち/おくち)라 쓰고 [오우찌/오꾸찌]라고 읽습니다. 우리말로는 두메산골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도 '오지'라는 낱말을 많이 쓰는데, 우리 국어사전에도 오르지 않는 순수(?) 일본말입니다. ....................................................................................
*고문의 사례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은 신라 말에 활동한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의 시문집(詩文集)이다. 모두 20권으로 구성되었으며 50수의 시와 320편의 문이 수록되어 있다. 계원필경집 제4권 중,
<삼가 살피건대, 신의 본부(本府)는 회해(淮海)의 오지(奧地)로서 주현(州縣)에 일이 많은 만큼...> ...................................................................... 고려 말엽의 학자관인(學者官人)으로 유명한 가정(稼亭) 이곡(李穀)의 문집 가정집 제6권 ‘금강산(金剛山)의 장안사(長安寺)를 중건한 비문’ 중,
<신선과 부처의 은밀한 오지(奧地)로서 / 仙佛奧秘> ............................................................................. 조선 중기의 문신인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시문집 《고산유고(孤山遺稿) 제5권 하》 중,
<한번 북쪽 창문을 열면 가산(家山 고향)이 눈 안에 들어오고, 인친(姻親)들의 밥 짓는 연기가 분명히 바라다보이니, 비록 궁벽한 오지(奧地)에서 가사(家事)를 단절하고 자취를 감춘다 하더라도... > .................................................................................. 위 문장의 사례에서 보시 듯, '오지'는 결코 일본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 했으니, 큰 배움을 얻습니다. 고맙습니다. 한ㅁㅅ 삼가.
좋은 글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오지'를 찾아보면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 '두메'로 순화."라고 나옵니다.
일본말에서 왔건, 조상님들이 쓰시던 말이건, '오지'보다는 '깊은 산골'이나 '두메산골' 같은 말이 더 좋다고 봅니다. ^^*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