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박차] 안녕하세요.
많은 분이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아직 생존자를 구조했다는 뉴스는 없네요. 잠수요원들이 죽음과 싸우며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이 많나 봅니다.
'박차'는 칠 박 자와 수레 차 자를 써서 拍車라고 씁니다. 말을 탈 때에 신는 구두의 뒤축에 달린 물건인데요, 톱니바퀴 모양으로 쇠로 만들어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하는 데 씁니다. 잠수요원들이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곧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누가 뭐래도 가장 힘드신 분은 실종자 가족이실 겁니다. 그 애끓고 애끊는 마음을 어찌 말로 다 나타내겠습니까.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는 표현은, '애끊다'입니다. '애끊는 사모의 정, 애끊는 통곡'처럼 쓰죠. 창자를 끊으니 얼마나 아프겠어요.
소리가 비슷한 낱말로, '애끓다'가 있습니다.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워 속이 끓는 듯하다."는 뜻으로, '애끓는 하소연, 애끓는 이별'처럼 쓰죠. 이것은 창자를 끓이는 아픔입니다.
창자를 끊는 게 더 아픈지, 끓이는 게 더 아픈지는 모르지만, 애끓다나 애끊다 둘 다 큰 아픔을 표현하는 말인 것은 확실합니다. 둘 다 표준어입니다.
부디 하루빨리 실종자가 구조되기를 빕니다. 아래에 붙인 예전에 보낸 편지는 '애'를 골랐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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