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3] 우리말) 인용

조회 수 6205 추천 수 0 2017.03.13 10:23:09

.

안녕하세요.

새로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탄핵...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는 작년 말부터 '탄핵'과 '인용'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탄핵은 뭔가 뜻을 알 것 같은데, 인용은 그 뜻이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봐도 인용(認容)은 "인정하여 용납하다"는 뜻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법률용어 '인용'은 법원이 소송을 건 쪽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그쪽 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므로 '인용'해서 국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죠.

제가 아는 우리나라 법률 용어들은 독일어와 영어로 된 것들을 일본 사람들이 번역하면서 만든 한자가 많습니다.
마땅히 한자어도 우리말 일부입니다.
그러나 지배자들의 담을 더 높이고자 보통사람들이 쉽게 알 수 없는 법률 용어들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들만의 잔치를 위한 장벽 쌓기를 할 때는 지났습니다.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합니다.

얼마 전에 해남군청 직원 조회에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이 문서를 만들 때는, 지금 이 시간 명금리에 계시는 제 팔순 노모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여러분은 그렇게 쉬운 문서를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헌법 제7조에서 말하는 국민에 대해 봉사하고 책임을 지는 행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튤립과 튜울립]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7:27, KBS2에서 
아내 배를 만지며 태아더러 "땐깡부리지 마라."라고 말했습니다.
땐깡은 지랄병을 뜻하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쓰지 않아야 할 말입니다.

어젯밤 10:47, KBS2에서 아내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아이가 있는 곳은 뱃속이 아니라 '배 속'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에 애들과 같이 수원천 튤립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이맘때 우리말 편지에서,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 맞고,
튤립의 품종에 '다이야몬드'가 있는데, 이 또한 
diamond는 '다이아몬드'가 맞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주말에 튤립축제에서 보니 틀린 맞춤법이 없더군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다만,
내년에는
'튤립축제'라 쓰지 않고 '튤립잔치'라고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81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464
2556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6770
2555 [2017/03/27] 우리말) 이유와 원인 머니북 2017-03-27 5936
2554 [2017/03/17] 우리말) 나무 심기 좋은 때 머니북 2017-03-17 7452
2553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8133
2552 [2017/03/15] 우리말) 꽃보라 머니북 2017-03-15 5519
2551 [2017/03/14] 우리말) 사저 머니북 2017-03-14 6497
» [2017/03/13] 우리말) 인용 머니북 2017-03-13 6205
2549 [2017/03/10] 우리말) 교보문고 머니북 2017-03-10 9989
2548 [2017/03/09] 우리말) '언어에 대하여' 머니북 2017-03-10 7308
2547 [2017/03/08]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7-03-09 7804
2546 [2017/03/07] 우리말) 혹은과 또는 머니북 2017-03-08 6993
2545 [2017/03/06] 우리말) 홍두깨 머니북 2017-03-07 5742
2544 [2017/02/27] 우리말) 짊다와 짊어지다 머니북 2017-02-28 7938
2543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7471
2542 [2017/02/22] 우리말) 역시 머니북 2017-02-22 6650
2541 [2017/02/21] 우리말) '2017년, 새롭게 인정받은 표준어는?... 머니북 2017-02-22 9228
2540 [2017/02/20] 우리말) 지표식물 머니북 2017-02-20 6177
2539 [2017/02/17] 우리말) 모, 알, 톨, 매, 벌, 손, 뭇, 코... 머니북 2017-02-17 5995
2538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7591
2537 [2017/02/15] 우리말) 딸내미/딸따니 머니북 2017-02-16 6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