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0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들고파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천안함 침몰로 돌아가신 장병 영결식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과 같이 수원역에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아들 녀석이 예전에 대통령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왔었다고 기억하고 있더군요.
오늘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미적지근함이 있지만, 이제는 모든 미련 다 놓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아직 배가 침몰한 원인을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그 원인을 밝혀 돌아가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달랠 수 있게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 봅니다.
'들고파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을 열심히 공부하거나 연구하다."는 뜻으로, 국어만 들고파지 말고 수학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 옛말을 들고파더니 그 방면에 전문가가 다 되었어처럼 씁니다.
가시는 분들을 편하게 보내드렸으니, 이제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들고파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살아있는 사람들의 도리라 여깁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