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나라꽃 무궁화] 안녕하세요.
강원도에는 어제 눈이 내렸다고 하네요. 말 그대로 봄을 시샘하는 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 어제저녁 KBS 9시 뉴스에서 '불임'에 대한 뉴스가 나왔습니다. 2011년 3월부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 '난임'이 올라갔습니다. '불임'은 아무리 노력해도 임신을 할 수 없는 것이고, '난임'은 어렵긴 하지만 임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불임'이라 쓰지 않고 '난임'이라 씁니다. 그런데 왜 KBS에서는 '난임'이라고 하지 않고 '불임'을 고집하면서 난임 부부의 가슴을 후벼 팔까요. 더군다나 애 낳기를 권장하는 그런 뉴스에서 애를 낳을 수 없는 '불임'이라고 하면 앞뒤가 안 맞죠. 앞으로는 방송에서도 '난임'을 많이 듣기를 빕니다. 우리고 우리부터 '난임'이라는 낱말을 써서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줍시다. 난임 부부들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단법인 아가야라는 단체의 누리집이 있습니다. http://www.agaya.org 이고, 이번 주 금요일에 서울시 구로구 구도동으로 이사한다고 하네요.
2. 어제 댓글 하나를 받았습니다. 며칠 전에 벚꽃 이야기에서, 제가 대충 아는 내용이라면서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라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나와있지만...'이라고 했는데, 그 대통령령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실은 저도 꼼꼼히 알아보지 않고 '대충 아는 내용'이라면서 보냈는데 그게 잘못되었네요.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라는 법률적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현행 국가상징에 관한 법령으로는 대한민국국기법, 국새규정, 나라문장규정 등이 있지만,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별도의 성문법적 근거는 없고 단지 관행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심대평 의원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는데 그 결과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제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편지에 써서 죄송하고, 무궁화가 나라꽃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아픕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