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3] 우리말) 금도

조회 수 7998 추천 수 0 2017.11.16 11:28:10

 '금도'는 보여주거나 말거나 할 것이지, 넘거나 말거나 할 것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쌀쌀하네요. 오늘은 장갑을 끼고 나왔습니다. ^^*
이달 말까지만 우리말 편지를 보내겠다고 말씀드리고 나니, 편지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주에 3일이나 출장을 가야 하고, 다음 주와 다음다음 주에는 3일간 교육이 들어 있습니다.
편지를 보낼 시간과 기회가 점점 줄어드니 제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ㅠㅠ

우리말 편지에서는 종교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정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 자 한 기사를 보니 '금도 넘지말라'는 제목이 있네요.
http://www.fnnews.com/news/201711111423475954


제가 보기에 '금도'는 정치인과 이름있는 학자들만 쓰는 낱말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사전에 있는 풀이와 달리 잘못 쓰는 게 대부분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금도'를 찾아보면 모두 다섯 가지 뜻이 나옵니다.
금도(金桃) 복숭아의 한 종류. 
금도(金途) 돈줄.
금도(琴道)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금도(禁盜)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금도(襟度)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사전에는 이 다섯 가지 뜻밖에 없습니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뜻의 '금도(禁度)'는 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금도'를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쓰시려면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라는 뜻으로 써야 한다고 봅니다.
큰일을 하시는 분일수록 남을 감싸주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하잖아요.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 
경선과정에서 말과 행동 모두 금도를 보여줘야 한다,
법관의 자리에 오른 사람의 금도가 이정도인가, 
지도자로서 보여 줘야 할 금도이다처럼 써야 한다고 봅니다.
꼭 쓰시려면......

어쨌든 '금도'는 보여주거나 말거나 할 것이지, 넘거나 말거나 할 것은 아닙니다.

오늘 편지는 정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냥 뉴스에 검색되는 것을 보기로 들었을 뿐입니다.
오늘 편지는 금도(禁度)라는 낱말이 사전에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우리말 ^^*]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말 편지 제목은 '우리말'입니다. ^^*

사전에서 우리말을 찾아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말"이라고 나옵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말이 우리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저지만 가끔 우리말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건 제가 우리말을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겠고, 이상한 우리말이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서 그렇기도 할 겁니다.
거기에 우리말이 아닌 게 우리말인 것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요.

흔히 '토씨 하나 빼지 않고 그대로...'라고 하거나,
'토씨 하나도 고치지 말고 있는 그대로...'라는 말을 씁니다.
여기서 토씨는 품사 가운데 조사를 이르는 순우리말입니다.

우리가 말로 할 때는 조사라고 안 하고 토씨라고 하는데, 왜 글로 쓸 때는 꼭 조사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사를 쓰지 않고 이름씨라 쓰고,
수사를 셈씨라 쓰고,
형용사를 그림씨라고 일부러라도 자주 써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토씨도 우리말이고 조사도 우리말입니다.
명사도 우리말이고 이름씨도 우리말입니다.
그러나 한자말인 조사나 명사보다는 토씨나 이름씨가 더 깨끗하고 정겨운 우리말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
이 편지에 쓰인 낱말을 일일이 깨끗하게 다듬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몇 가지 소개할게요. 괄호 안에 다듬은 낱말이 들어 있습니다.
제 실수(잘못)가 있었습니다. 
기가 충만해(가득 차) 영험이 있는 장소(곳)로 이런 곳에 흐르는 기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치유되고(낫고, 고치고)
관광하기 좋은 곳으로 소개해 주는 일명(이른바) 파워 스폿이라고 하는 곳에
창경원으로 불렸(부르던)던 곳입니다.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구실.이름)으로 동물원과 식물원을 창경궁에 만들고 명칭(이름)을 창경원으로 깎아버린 겁니다.
그런 곳을 일본사람들에게 기가 충만해(가득 차, 꽉 차, 넘쳐) 영험이 있는 장소로 추천한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조선을 깔보고 능멸한(깔본, 업신여긴, 낮추본) 선조의 기를...
파워 스폿에 들어가는 명소(이름난 곳)를 점차(차츰) 늘려갈 계획(생각, 뜻, 얼개)이라고 합니다.
분명히(틀림없이) 일본 사람들이 기를 충분히(마음껏, 넉넉히, 실컷, 잔뜩, 흠씬, 흠뻑)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선배님과 이야기하는 도중(동안),
대부분이(거의 다, 거의 모두) 다 아는 사실을 
'부인'이라는 호칭(부름말)을 쓰면 안 됩니다.
시민과 인터뷰하면 대부분(거의),
오늘도 여전히(전과 같이, 예와 한가지로) 간단(쉽습니다, 짧습니다)합니다.
문장의 주체(글월의 원몸, 엄지몸, 원둥치)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몸놀림, 움직임)이나 
동작(몸짓, 움직임, 몸놀림)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움직씨)인 것은 아시죠?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화창한(따뜻하고 맑은) 날씹니다.
뭐 그리 유식한 척(아는 척, 아는 체)할 일이 있다고 
종결형어미(맺음씨끝)에서,
마땅히(마땅히, 으레, 모름지기, 두말한 것 없이)
무모하게(미련하게, 생각 없이, 어리석게)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고,
늦둥이 키우려면 우리 건강해야(튼튼해야) 해

위에 쓴 것처럼 글을 잘 다듬어 주십니다.
가끔은 한자를 순우리말로 바꾸면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주 써야 깨끗한 우리말이 자리를 잡는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저는 오늘 오후에 멀리 출장을 떠납니다.
내일은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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