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다는 것은 시작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시작이 있다고 해서 끝이 반드시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끝이 있기도 합니다. 2003년부터 매일(사정상 매일이 못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우리말 편지(메일)을 보내시던 성제훈 박사께서 오늘로 15년(거의)간의 아침 일을 마감하신다고 합니다. 5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15년을 한결같이 우리말에 대해 풀어놓으실 수 있는 열정과 식견에 머리를 숙입니다. 성제훈 박사의 우리말 사랑이 더욱 빛나는 것은 이분이 문학이나 우리말과 관련된 박사가 아니고 당연히 직업도 우리말과는 관련이 없는 분이라는 것인데… 이분의 직업은 농촌진흥청에 근무하시는 농업관련 박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얘기를 하는 것은 성제훈 박사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고 단 한번도 만나거나 전화통화조차 해 본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제훈 박사와의 인연은(사실 인연이랄 것도 없습니다. 2006년 어느 날 메일 한 통 주고받은 게 다이라서 아마도 성 박사님은 나의 존재나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