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2] 우리말) 객쩍다

조회 수 3994 추천 수 0 2015.10.02 13:45:38

한 낱말 안에서 된소리로 나는 말은 된소리로 적습니다.
그래서 객쩍다, 겸연쩍다, 멋쩍다, 의심쩍다 따위로 쓰는 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

어제 보낸 편지 끄트머리쯤에 있는 '아버지 생각'을 보시고 많은 분이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시면서…….

우리말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글을 보내서 객쩍다는 소리나 듣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괜한 걱정이었네요. ^^*
우리말에 '객쩍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행동이나 말, 생각이 쓸데없고 싱겁다."는 뜻으로
객쩍은 공상, 객쩍은 수작, 객쩍은 소리 그만두어요처럼 씁니다.

가끔은 '객적다'가 바른지 '객쩍다'가 맞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한 낱말 안에서 된소리로 나는 말은 된소리로 적습니다.
그래서 객쩍다, 겸연쩍다, 멋쩍다, 의심쩍다 따위로 쓰는 게 바릅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은 사는 이야기도 하고, 애들 자랑도 하겠습니다.
그런 글을 쓰기가 멋쩍기도 하겠지만, 세상 사는 이야기라서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객쩍은 글이라고 그냥 흘려 읽어도 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오지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예수남은'이라는 낱말을 썼는데
오타가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사전에 '예수남은'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예순이 조금 넘는 수"를 뜻합니다. 
예수남은이 되어 보이는 노인, 예수남은 사람이 모였다처럼 씁니다.
이런 멋진 낱말을 기억해 뒀다가 한 번쯤 써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애가 둘 있습니다.
그 애들이 말을 배워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합니다.
며칠 전에는
예쁜 그림엽서를 두고 아내가 "밑그림이 참 예쁘다."라고 하니까,
딸아이가 "응 맞아, 바탕이 참 곱네!"라고 말을 받더군요.
그때만큼은 아내보다 딸아이 말이 더 부드러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식당에 사람이 참 많다."라고 했더니,
"맞아, 사람이 붐비네"라고 말을 받더군요.
언제 어디서 그런 낱말을 다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애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오지다'는 "마음이 흡족하다"는 말입니다.
거의 같은 뜻으로 '오달지다'가 있습니다.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는 뜻이고,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는 뜻도 있습니다.
홈홈하다나 훔훔하다, 해낙낙하다나,
대견하다나 한포국하다 모두 같은 뜻입니다.

오늘이 목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마무리 잘하셔서
오진 마음에 어깨춤이라도 출 수 있게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305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8775
136 [2017/02/21] 우리말) '2017년, 새롭게 인정받은 표준어는?... 머니북 2017-02-22 5453
135 [2017/02/22] 우리말) 역시 머니북 2017-02-22 4921
134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5290
133 [2017/02/27] 우리말) 짊다와 짊어지다 머니북 2017-02-28 5370
132 [2017/03/06] 우리말) 홍두깨 머니북 2017-03-07 4376
131 [2017/03/07] 우리말) 혹은과 또는 머니북 2017-03-08 4899
130 [2017/03/08]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7-03-09 5571
129 [2017/03/09] 우리말) '언어에 대하여' 머니북 2017-03-10 5260
128 [2017/03/10] 우리말) 교보문고 머니북 2017-03-10 5303
127 [2017/03/13] 우리말) 인용 머니북 2017-03-13 4816
126 [2017/03/14] 우리말) 사저 머니북 2017-03-14 4900
125 [2017/03/15] 우리말) 꽃보라 머니북 2017-03-15 4300
124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5829
123 [2017/03/17] 우리말) 나무 심기 좋은 때 머니북 2017-03-17 5291
122 [2017/03/27] 우리말) 이유와 원인 머니북 2017-03-27 4301
121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4941
120 [2017/03/31] 우리말) 비탈이 가파라서? 가팔라서? 머니북 2017-04-03 4910
119 [2017/04/03] 우리말) 까다롭다/까탈스럽다 머니북 2017-04-04 5700
118 [2017/04/04] 우리말) 거방지다/걸판지다 머니북 2017-04-05 4962
117 [2017/04/06] 우리말) 후리지아 -> 프리지어 머니북 2017-04-06 4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