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3] 우리말) 머지않아 연말입니다

조회 수 6386 추천 수 95 2006.11.23 05:01:37
안녕하세요.

어제 오마이뉴스에 제 이야기가 떴네요.

'똥 쌌다'와 '똥 누었다'...무엇이 맞을까?  

김영조 기자님 고맙습니다.

오늘 이야깁니다.
벌써 11월 23일입니다.
곧 11월이 지나가고 12월,
그러다 보면 머지않아 연말...
해 놓은 일은 없는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이러다 보면 또 한 살을 먹겠죠.
올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올 초에 세운 계획을 다 매조지어야 하는데...

오늘은 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담아 '머지않아'를 알아볼게요.
'머지않다[머지안타]'는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는 뜻으로
머지않아 소식이 올 것이다, 머지않아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수위가 점점 차올라 머지않아 강이 범람할 것이다처럼 씁니다.
한 단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이와 발음이 비슷한
'멀지 않다[멀:지안타]'는
'멀다'와 '않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뜻은 "공간적으로 떨어지지 않다."입니다.
집이 멀지 않아 좋다, 멀지 않은 곳에 호수가 있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머지않다'는 한 낱말로 시간이 오래지 않다는 뜻이고,
'머지 않다'는 두 낱말로 공간이 떨어지지 않다는 뜻입니다.
가르실 수 있죠?

머지않아 연말입니다.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길 빕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한번/한 번]

어제는 우리말편지를 못 받으셨죠? 지금 회사일로 밖에 나와 있어서 못 보냈습니다.

어제는 우연한 기회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내고 계시는 고도원 님을 만났습니다.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마침 제 차에 두고 읽고 있던,
‘부모님 살아계실 때 꼭 해 드려야 할 45가지’라는 책에 사인도 받았습니다.
언제 한번 꼭 뵙고 싶었던 분인데,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늘은 ‘한번’의 띄어쓰기입니다.
‘언제 한번 꼭 뵙고 싶었던..’에서 ‘한번’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한 번’이라고 띄어 써야할지, ‘한번’이라고 붙여 써야할지...

구별하는 방법은,
‘번(番)’이 차례나 일의 횟수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한 번’, ‘두 번’, ‘세 번’과 같이 띄어서 써야 합니다.

그러나
‘한번’이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해보다”라는 뜻일 때는 붙여 씁니다.
한번 먹어 보다/제가 일단 한번 해 보겠습니다/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담지 못한다/언제 술 한잔하자
와 같은 경우는 붙여 씁니다.

좀 헷갈리신가요?
그럼 이렇게 외워두세요.
‘한번’을 ‘두 번’, ‘세 번’으로 바꿔서 뜻이 통하면 ‘한 번’으로 띄어 쓰고
그렇지 않으면 ‘한번’으로 붙여 쓴다고...

‘두 번’이나 ‘세 번’으로 바꿔서 말이 된다는 것은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쓰였다는 말이므로 띄어 써야 하죠.
‘언제 술 한잔 하자’에서는
언제 만나서 딱 한 잔만 마시자는 의미가 아니잖아요.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술”을 뜻하잖아요. 그래서 붙여 써야 하는 거죠.

다시 예를 들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한번 해 보자”라는 말은,
‘두 번’으로 바꾸면 뜻이 통하지 않으므로 ‘한번’으로 붙여 쓰는 게 맞고,
“한 번 실패하더라도 두 번, 세 번 다시 도전하자”라는 ‘두 번’으로 바꾸어도 뜻이 통하므로 ‘한 번’으로 띄어 씁니다.

목포 바닷가 공기가 참 좋네요.
오늘도 좋은 생각 많이 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08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755
96 [2014/07/07] 우리말) 사리 머니북 2014-07-07 7607
95 [2013/09/12] 우리말) 슬다 머니북 2013-09-12 7647
94 [2007/10/15] 우리말) 지난주, 이번 주, 다음 주 id: moneyplan 2007-10-15 7861
93 [2013/02/20] 우리말) 봄꿈 머니북 2013-02-20 7922
92 [2010/05/03] 우리말) 가축 id: moneyplan 2010-05-03 7968
91 [2007/08/24] 우리말) 허니문베이비의 순 우리말은? [1] id: moneyplan 2007-08-24 7972
90 [2012/09/27] 우리말) 부저와 단추 머니북 2012-09-27 7981
89 [2014/07/15] 우리말) 강담/죽담 머니북 2014-07-15 8033
88 [2013/12/31] 우리말) 일몰과 해넘이 머니북 2013-12-31 8052
87 그 동안 연재하던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을 종료 합니다. 머니북 2017-11-28 8069
86 [2009/02/06] 우리말) 쌈빡하다와 삼박하다 id: moneyplan 2009-02-06 8079
85 [2006/09/03] 우리말)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id: moneyplan 2006-09-04 8167
84 [2012/08/06] 우리말) 넓다랗다와 널따랗다 머니북 2012-08-06 8204
83 [2013/09/10] 우리말) 부나비 머니북 2013-09-10 8300
82 [2012/09/04] 우리말) 물보낌 머니북 2012-09-04 8338
81 [2008/04/14] 우리말)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id: moneyplan 2008-04-14 8360
80 [2013/03/11] 우리말) 명함 영문이름 머니북 2013-03-11 8386
79 [2006/09/01] 우리말) 나염이 아니라 날염입니다 id: moneyplan 2006-09-01 8452
78 [2007/08/01] 우리말) 리터의 단위는 특수문자나 필기체로 쓴 ℓ이 아닙니다 id: moneyplan 2007-08-01 8523
77 [2009/04/13] 우리말) 헛으로와 허투루 id: moneyplan 2009-04-13 8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