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출근길에 눈을 보니 기분이 참 좋네요.
이제 곧 날씨가 풀릴 거라죠?

저는 꽃샘추위는 싫지만,
'꽃샘추위'라는 낱말은 참 좋습니다.
시샘이 아닌 꽃샘이잖아요.
봄에 밀려났던 추위가 돌아서서 보니 화창한 봄이 왠지 좀 싫었겠죠.
그래서 몰고 온 한바탕 추위를 우리 선조는 '꽃샘추위'라고 했습니다.
봄을 시샘해서 오는 추위지만 그것을 시샘추위라고 하지 않고 꽃샘추위라고 한 선조가 고맙습니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꽃샘추위가 물러갈 예정입니다"이라고 하네요.

여기에는 '예정'이 들어가면 안 됩니다.
'예정'은
도착할 예정, 떠날 예정, 일이 예정대로 진행되다처럼 씁니다.
곧, 주체가 사람이거나 사람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꽃샘추위는 사람이 아니고 사람의 뜻대로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꽃샘추위가 물러갈 예정입니다"가 아니라,
"꽃샘추위가 물러갈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내친김에
'추위가 누그러져, 추위가 풀려'도 좋은 표현입니다.

추위는 싫지만 꽃샘추위라는 낱말은 좋았는데,
그게 물러간다니 조금은 서운하네요.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부의금/부조금/조의금/조위금?]

요즘 들어 부쩍 부고가 많이 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설 때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돌아가시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풀릴 때도 많이 돌아가시네요.

부고를 받으면 문상을 가는데, 그때 유가족을 위로하는 돈을 좀 가지고 가죠?
그 돈을 뭐라고 하죠?
부의금? 부조금? 조의금? 조위금?

고민하지 마세요. 넷 다 맞습니다.

부의금(賻儀金)[부:의금/부:이금]은 "부의로 보내는 돈"이고,
부조금(扶助金)은 “부조로 주는 돈”이고,
조의금(弔意金)[조:의금/조:이금]은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내는 돈"이며,
조위금(弔慰金)[조:위금]은 "죽은 사람을 조상하고 유가족을 위문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내는 돈"으로
넷 다 뜻이 거의 같습니다.

어떤 책에 보면,
'조위금'만 맞고 '조의금'은 틀렸다고 나와 있는데,
위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맞습니다.
모두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어입니다.
그러나 ‘부주’나 ‘부주금’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사람이 천년만년 살 수야 없겠지만,
죽는다는 것은 언제나 슬픈 일입니다.

보태기)
'천년만년(千年萬年)'은 "천만년"의 뜻으로 붙여 씁니다.
천년만년 길이 빛날 우리의 조국/천년만년 살고지고/사람이 천년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안달하면서 지낼 것 없지처럼 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56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0206
176 [2010/09/03] 우리말) 도복 moneybook 2010-09-04 4045
175 [2016/04/12] 우리말) 발표할 때... 머니북 2016-04-16 4044
174 [2014/03/17] 우리말) 나잇살/나쎄 머니북 2014-03-17 4042
173 [2015/12/09]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10 4040
172 [2010/11/04] 우리말) 됨새 moneybook 2010-11-04 4038
171 [2015/08/17] 우리말) 투잡 머니북 2015-08-17 4037
170 [2008/12/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18 4036
169 [2015/11/05] 우리말) 찜찜하다/찝찝하다 머니북 2015-11-05 4035
168 [2015/06/22] 우리말) 유월 머니북 2015-06-22 4035
167 [2009/03/17] 우리말) 우연하다와 우연찮다 id: moneyplan 2009-03-17 4032
166 [2015/07/15] 우리말) 온종일 머니북 2015-07-15 4031
165 [2009/06/15] 우리말) 음식 맛 id: moneyplan 2009-06-15 4030
164 [2009/08/10]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9-08-14 4029
163 [2016/06/17] 우리말) 분식회계 머니북 2016-06-17 4028
162 [2016/06/09] 우리말) 나라지다 머니북 2016-06-10 4028
161 [2010/07/08] 우리말) 처서가 아니라 소서 moneybook 2010-07-08 4028
160 [2016/06/08] 우리말) 나달 머니북 2016-06-10 4025
159 [2014/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ㄴㄲ하다) 머니북 2014-03-18 4025
158 [2014/09/03] 우리말) 과자 봉지에 우리글보다 외국어를 더 크게 쓴다고? 머니북 2014-09-03 4022
157 [2015/12/15] 우리말) 육질과 과육 머니북 2015-12-15 4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