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30] 우리말) 해쌀과 햅쌀

조회 수 4299 추천 수 90 2009.09.30 09:02:47
그 해에 난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인데 이 까닭은 '쌀'이 중세국어에서 'ㅂ살'처럼 낱말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긴팔을 입고 나왔습니다. 반소매를 입고 나오다보니 좀 쌀쌀하더군요. ^^*

어제 말씀드린 대로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적습니다.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그 해에 난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인데 이 까닭은 '쌀'이 중세국어에서 'ㅂ살'처럼 낱말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현대국어에서 홀로 쓰일 때 'ㅂ' 소리가 나타나지 않다가 '입쌀', '찹쌀', '멥쌀', '햅쌀'처럼 몇몇 다른 낱말이나 앞가지(접두사)와 붙어 쓰일 때에는 'ㅂ' 소리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현대국어에서는 이들의 실제 소리(발음)를 고려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고 있는 것이죠.

글을 쓰다 보니 햅쌀로 지은 밥을 먹고 싶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긴팔'은 "길게 만든 옷소매 또는 그런 옷."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긴팔을 입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건배? 이끔소리, 함께소리]

토요일이라 조금 늦게 나왔습니다.

우리말편지에서
되도록 술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술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상대방과 함께 술을 마시고자 할 때 뭐라고 권하세요?
흔히, 어떤 한 분이 일어서서 건배라고 외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건배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건배는 좀 거시기하고......
오늘은 어떤 분이 보내주신 그런 말을 좀 소개해 드릴게요.

이끔소리, 한 분이 일어서서 먼저 외칩니다.
"당신!"
함께소리, 그러면 앉아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받습니다.
"멋져!"
여기에 담긴 뜻은,
'당-당하게 살자, 신-나게 살자, 멋-지게 살자, 져-주며 살자'라고 하네요.

좀더 보면,
"위하여-위하여"는 군사문화의 잔재란 생각이 들고요, 전두환 노태우가 좋아하는...
"두루두루-좋을시고"는 우리말 지킴이 화가 숨결새벌 님이 만드신 거고요,
"지화자-좋다"는 이어령 씨가 만든 것으로 알고 있고요,
"친일파-청산"과 "친일인명사전이 나오는 그날까지-아자! 아자! 아자!"는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하는 소리고요,
"한글날-국경일"은 한말글 단체가 하는 소리고요,
"나가자-나가자"는 한글학회 김계곤 회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거고요,
(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해)
"위-하여" (한자 '위'는 우리말 "하다"이니까)란 주장을 펴는 이들이 만든 거고요,
"건배-건배" 은 중국과 일본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흉내 내는 거고요,
"잔-드세"는 뜻 그대로이고,
"한말글-이름의 날"은 한말글이름의 날 법정기념일 추진위원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외칠 소리랍니다.

저는 "지화자-좋다"를 많이 씁니다.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 연구관리과 과장님은
"거시기-거시기"를 많이 쓰십니다.
'거시기'는 모든 거시기를 다 거시기해버릴 수 있는 철학적인 낱말이라서...^^*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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