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1] 우리말) 총각

조회 수 5318 추천 수 0 2012.10.11 09:13:43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따라서 많이 추운 게 아니라, 꽤 추운 겁니다. ^^*

안녕하세요.

많이 춥죠?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따라서 많이 추운 게 아니라, 꽤 추운 겁니다. ^^*

어제 보낸 편지 밑에 붙어 있던 예전에 보낸 편지인
[알타리김치가 아니라 총각김치]를 보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많으시네요.

오늘은 그 '총각'을 풀어보겠습니다. 편지가 좀 길어질 것 같네요. ^^*

댓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네요.
첫째는
'알타리무'도 멋진 우리말인데 '총각'만 살리고 '알타리'를 못쓰게 하는 것은 우리말의 쓰임을 막는 것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그러면서 '알타리'가 혹시 일본에서 온 말인지도 모른다는 말씀도 해주셨네요.
일본에서 우리말 편지를 받으시는 분이 계시니, '알타리'가 일본말인지 확인 좀 해주세요. ^^*
일본말이 아니라면 알타리무와 총각무 둘 다 표준말로 만들어 맘껏 쓰게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십니다.

둘째는
'총각무'라는 이름은
총각무가 총각의 거시기를 닮아서 그렇게 이름 지은 게 아니냐는 걱정이셨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성차별에 해당하니 오히려 총각무를 버리고 알타리무를 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보시나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1.
총각무나 총각김치는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뜻하는 총각(總角)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총각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總角무'로 나옵니다. 총각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2.
'총'이라는 낱말에는
사람을 쏴 죽이는 권총이나 기관총 같은 무기를 뜻하는 풀이도 있지만,
"말의 갈기와 꼬리의 털"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갈기가 말이나 사자 따위의 목덜미에 난 긴 털이므로 
'총'은 털을 뜻하는 낱말 같습니다.

3.
다시, 
사전에서 '총각'을 찾아보면 두 가지 뜻풀이가 나옵니다.
하나는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이고, 다른 하나는 "관례 전의 사내아이가 머리를 땋아 묶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총각이 남자의 거시기를 닮은 데서 온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총'이 머리카락 같은 털을 뜻하고,
'총각'이 장가들기 전에 사내아이가 머리를 땋아 묶는 일을 뜻하므로,
'총각무'에 쓰인 '총각'이 남자 거시기에서 온 게 아니라 사내아이 머리를 땋아 묶은 것에서 왔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묶은 머리 모양이 총각무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

위에서 드린 말씀은 그냥 저 혼자 해본 생각입니다.
아무런 학문적인 뿌리가 없는 말씀입니다. 
너무 학문적으로 따지지는 말아주세요. 그냥 우리말에 관심을 두자는 뜻으로 풀어본 겁니다. ^^*

오늘 무척 추울 거라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1. 먼저,
'알타리무'에 쓰인 '알타리'가 일본에서 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일본에 계신 분이 좀 찾아봐 주십시오.
제가 보기에 '알타리'는 일본말이 아니라 
뿌리 끝에 알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알달이'라고 했다가 그게 '알타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또한, 그냥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

2.
남자와 여자 성에 차별을 두는 낱말에는 
형제애, 여의사, 남자 간호사, 여성 총리, 남자 미용사, 처녀 출전, 처녀작 따위가 있습니다.
그런 낱말은 쓰지 않는 게 좋겠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내광쓰광]

안녕하세요.

이런 말씀드리면 건방지다고 하시겠지만,
세월 참 빠르네요. ^^*
이렇게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보내다 왔던 곳으로 돌아갈까 걱정입니다.

여러분은 올 한 해 어땠어요?
연초에 계획 세우셨던 일은 다 마치셨나요?

저는 누구와 거의 싸우지 않습니다만,
혹시라도 누구와 싸우시고 서로 꽁하니 계신다면,
이 해가 가기 전에 먼저 전화라도 드려서 풀어보세요.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통 큰 사람이 되어봅시다. ^^*

우리말에 '내광쓰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만나도 모르는 체하며 냉정하게 대하는 모양."을 뜻하는 어찌씨(부사)입니다.
내광쓰광하며 껄끄럽게 지내기보다는 먼저 손을 내밀어 맘 편하게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싸웠다면,
상대방 잘못도 있겠지만, 내 잘못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서로 그렇게 생각하기에 싸우는 것이죠.
'쥐코조리' 되지 마시고 먼저 손을 내밀어 보세요. ^^*
(쥐코조리 : 마음이 좁아 옹졸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이름씨)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내내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1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819
1516 [2015/10/05] 우리말) 살무사와 살모사 머니북 2015-10-05 5488
1515 [2007/11/05] 우리말) 안다니와 안다미로 id: moneyplan 2007-11-05 5488
1514 [2014/12/10]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말 쓰는 공공기관, 댓글 머니북 2014-12-10 5487
1513 [2014/05/22] 우리말) '지' 띄어쓰기 머니북 2014-05-22 5487
1512 [2007/11/10] 우리말) 베스트 셀러 id: moneyplan 2007-11-12 5487
1511 [2017/01/23] 우리말) 빼닮다, 빼쏘다 머니북 2017-01-24 5486
1510 [2011/06/16] 우리말) 바라겠습니다. 머니북 2011-06-16 5486
1509 [2007/10/17] 우리말) 가풀막지다 id: moneyplan 2007-10-17 5486
1508 [2017/01/18] 우리말) 정지훈/정 지훈 머니북 2017-01-19 5485
1507 [2011/05/31] 우리말) 삼사일과 사날 moneybook 2011-05-31 5485
1506 [2015/02/11] 우리말) 모밀국수와 메일국수 머니북 2015-02-11 5483
1505 [2009/09/14] 우리말) 궁글다 id: moneyplan 2009-09-14 5483
1504 [2008/10/13] 우리말) 꼬리와 꽁지 id: moneyplan 2008-10-14 5483
1503 [2012/07/20] 우리말) 시계 돌아가는 소리 머니북 2012-07-20 5482
1502 [2011/04/04] 우리말) 조비비다 moneybook 2011-04-04 5482
1501 [2010/01/07] 우리말) 강추위 id: moneyplan 2010-01-07 5482
1500 [2008/12/13]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12-13 5482
1499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5482
1498 [2012/11/15]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2) 머니북 2012-11-15 5481
1497 [2011/05/17] 우리말) 뜬금없다 moneybook 2011-05-17 5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