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0] 우리말) 수고하세요

조회 수 4484 추천 수 0 2016.05.11 08:31:00

물은 
막으면 고이고, 차면 넘치며, 돌이 있으면 돌아간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별로 달갑지 않은 비가 내리네요.
저는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서울로 출장을 떠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수고하라는 말과 함께 멀리 떠납니다. ^^*

수고는 한자 受苦에서 왔다고 합니다.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수고를 끼치다, 수고를 덜다, 수고를 아끼지 않다,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처럼 씁니다.

수고는 이처럼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기에
윗분들께는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럼, 
저녁에 먼저 퇴근하면서 윗분들께는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요?

굳이 수고를 다른 말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표현 자체를 달리하면 됩니다.
'먼저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처럼 쓰면 되는 거죠.

살면서, 또는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억지로 뚫고 가려고 하기보다는 뒤집어서 생각하거나 돌아가면 뜻밖에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물은 
막으면 고이고, 차면 넘치며, 돌이 있으면 돌아간다고 합니다.

오늘도 물처럼 살고자 합니다.

있는 척 재지 않고,
남을 기다릴 줄 알고, 욕심내지 않고,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며
겸손하게 살고자 합니다.

마음이라도 이렇게 먹어야 그게 조금이나마 움직임으로 나오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햇감자와 해땅콩]

안녕하세요.

아침에 김유용 박사와 차를 한 잔 했는데 '대잎차'라고 적혀 있네요.
'댓잎차'가 맞습니다.
김 박사님!
아침에 마친 차 참 맛있었습니다. ^^*

요즘 시장에 나가면 벌써 햅쌀이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에 "그해에 난"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햇-/해-'가 있습니다.
'햇-'은 뒷말이 예사소리인 일부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햇곡식/햇과일'과 같이 쓰이고,
뒷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는 접사 ‘해-’가 붙어 “해쑥/해콩/해팥”과 같이 씁니다.

더 쉽게 보면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근데 이상하게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이라고 합니다.
그 까닭은 내일 설명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11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796
2336 [2008/07/31] 우리말) 벼슬과 볏 id: moneyplan 2008-07-31 4322
2335 [2013/12/24] 2013년에 읽은 책을 정리했습니다 머니북 2013-12-24 4323
2334 [2010/09/13] 우리말) 하늬바람 moneybook 2010-09-13 4324
2333 [2014/01/09] 우리말) 갑치다 머니북 2014-01-10 4325
2332 [2015/06/04] 우리말) 당최 머니북 2015-06-04 4325
2331 [2009/02/18] 우리말) 바라건대/바라건데 id: moneyplan 2009-02-18 4330
2330 [2013/02/15] 우리말) 물물이 머니북 2013-02-15 4330
2329 [2013/04/19] 우리말) 늬 머니북 2013-04-19 4331
2328 [2015/02/13] 우리말) 올림픽 선수 로마자 이름 쓰기 머니북 2015-02-13 4331
2327 [2014/10/08] 우리말) 몰강스럽다 머니북 2014-10-08 4332
2326 [2013/09/27] 우리말) 파일을 붙입니다 file 머니북 2013-09-27 4333
2325 [2013/09/03] 우리말) 재미 머니북 2013-09-03 4333
2324 [2016/02/11] 우리말) 귀성과 귀경 머니북 2016-02-11 4333
2323 [2010/12/10] 우리말) 책 소개 moneybook 2010-12-10 4334
2322 [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id: moneyplan 2008-03-25 4336
2321 [2008/08/14] 우리말) 날름과 낼름 id: moneyplan 2008-08-14 4336
2320 [2009/07/03] 우리말) 시가와 싯가 id: moneyplan 2009-07-03 4336
2319 [2009/08/03] 우리말) 솔개그늘 id: moneyplan 2009-08-03 4336
2318 [2010/12/27] 우리말) 새날이 도래 moneybook 2010-12-27 4337
2317 [2009/11/23] 우리말) 도나캐나 id: moneyplan 2009-11-23 4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