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3] 우리말) 고개를 숙이고 땅을 쳐다봐?

조회 수 5983 추천 수 95 2006.09.13 10:08:24
안녕하세요.

하늘이 참 맑고 좋죠?
이런 좋은 날 땅만 쳐다보고 다니면 재미없잖아요.
가끔은 하늘도 쳐다보고, 눈, 코, 입 크게 벌려 자연을 듬뿍 받아들여 보세요.
내가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내가 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제가 꼭 뭐 같네요. ^^*

흔히,
"무슨 고민이 있는지 고개를 숙이고 땅만 쳐다보고 있다."라는 말을 하는데요.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고개를 숙이는 것은 좋은데 땅을 어떻게 쳐다보죠?
'쳐다보다'는 "얼굴을 들고 올려다보다."는 뜻이잖아요.
얼굴을 들고 하늘을 '쳐다본다'고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땅을 '내려다본다'고 해야겠죠.

따라서,
'이런 좋은 날 땅만 쳐다보고 다니면 재미없잖아요.'가 아니라,
'이런 좋은 날 땅만 내려다보고 다니면 재미없잖아요.'가 맞습니다.

오늘도 하늘 한번 쳐다보고 일 시작하세요.
온 세상을 다 안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일 년 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일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 딸은 참 예쁩니다^^*]

저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갓 20개월 된 녀석인데요.
돌 지날 때까지 예쁘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인사치레로라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자라면서 조금씩 예뻐지기 시작하더군요.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게 아니고,
실제 다른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요 ^^*

어제 병원에 가면서 애를 좀 꾸며서 갔더니,
여기저기서,
“어머! 저 애기 참 이쁘다”라는 말을 참 많이 하더군요.
제 어깨가 으쓱 해졌죠. ㅋㅋㅋ
글을 쓰면서도 쑥스럽네요. ^^*

흔히들 젖먹이 아이를 ‘애기’라고 많이 하시는데요.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애기’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어린 사람은 ‘아이’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줄임말이 ‘애’죠.
따라서, 제 딸을 보고
‘아이’라고 하거나 ‘애’라고 해야지 ‘애기’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쁘다’라는 단어도 없습니다.
‘예쁘다’가 맞습니다.
앞으로 제 딸을 보시면,
“애가 참 예쁘다!”라고 해 주세요. ~~~

제가 오늘 왜 이렇게 ‘아이’ 이야기로 호들갑을 떠는고 하니,
저에게 또 애가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고추를 달고 나와서인지 태어날 때 몸무게가 3.8kg 이나 되네요.

7대 독자인 저도,
이제는 죽은 후 물밥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

온 세상이 환하고 아름답게만 보이네요.
온통 꽃 천집니다. ^^*

항상 행복하게 보내세요.

보태기)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로 “나이가 어린 사람”을 말합니다.
‘아기’는 “어린 젖먹이 아이”를 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53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057
2516 [2017/01/12] 우리말) 흔줄 머니북 2017-01-13 3095
2515 [2017/01/11] 우리말) 우리말 사랑 머니북 2017-01-13 3542
2514 [2017/01/10] 우리말) 트롯트와 트롯 머니북 2017-01-10 3473
2513 [2017/01/09] 우리말) 멀찍이와 가직이 머니북 2017-01-09 3553
2512 [2017/01/02] 우리말) 끄트머리와 실마리 머니북 2017-01-02 3476
2511 [2016/12/29] 우리말) 올 한 해 읽은 책을 정리했습니다. 머니북 2016-12-29 3525
2510 [2016/12/28] 우리말) 올 한 해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를 모았습니다. 머니북 2016-12-29 3170
2509 [2016/12/27] 우리말) 해끝 머니북 2016-12-29 3655
2508 [2016/12/26] 우리말) 해넘이와 해맞이 머니북 2016-12-26 4577
2507 [2016/12/23] 우리말) 잉꼬부부와 원앙부부 머니북 2016-12-25 3786
2506 [2016/12/22] 우리말) 날개짓과 날갯짓 머니북 2016-12-23 3803
2505 [2016/12/21] 우리말) 첫걸음 머니북 2016-12-23 3862
2504 [2016/12/20] 우리말) 뚝배기와 곱빼기 머니북 2016-12-21 3755
2503 [2016/12/19] 우리말) 성 중립 언어 머니북 2016-12-20 3247
2502 [2016/12/16] 우리말) 거멀못 머니북 2016-12-19 3396
2501 [2016/12/15] 우리말) 혼밥, 혼술, 혼영, 혼말? 머니북 2016-12-19 3606
2500 [2016/12/14] 우리말) ‘살처분’에 숨겨진 의미 머니북 2016-12-15 4675
2499 [2016/12/13] 우리말) 자치동갑 머니북 2016-12-14 3359
2498 [2016/12/12] 우리말) 짐승의 어미와 새끼 머니북 2016-12-13 3721
2497 [2016/12/09] 우리말) AI, 우리말에 숙제를 던지다 머니북 2016-12-12 3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