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저희 집 아이들 이야기 좀 할게요.

아시는 것처럼 저는 네 살배기 딸과 두 살배기 아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 가서 김장을 도와드리고 덕분에 김치 몇 포기 얻어왔습니다.
저는 밖에서 김장독 묻을 구덩이를 파고,
아내는 안에서 김장을 돕는데
애들은 둘이서 배추를 뜯고 흙에서 뒹굴면서 잘도 놀더군요.
찬찬히 보고 있노라면,
누나가 동생을 그느르는 것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느르다 : 돌보고 보살펴 주다.)
그럴 때 보면 딸내미가 참 듬쑥하고 너볏합니다.
(듬쑥하다 :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속이 깊게 차 있다.)
(너볏하다 : 몸가짐이나 행동이 번듯하고 의젓하다.)

언젠가 밖에서 둘이만 집을 찾아가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저는 뒤에서 바람만바람만 따라갔죠.
(바람만바람만 :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
누나가 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잘도 찾아가더군요.
집에서는 동생을 구박해도,
어른이 없으면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그런것을 보면 저희 집 애들은 띠앗이 무척 좋습니다.
(띠앗 : 형제자매 사이의 두터운 정)
그런 정이 평생 가도록 잘 키우고 싶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여기에 쓴 낱말은 모두 국어사전에 있는 겁니다.
고어가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부려쓰면 좋을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돐 --> 돌]

창밖으로 소리 없이 내리는 가을비가 보이네요.
왠지 스산해 보이는...
아마도 제 마음이 그런가 봅니다.

어제 오후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가니까 역시 높은 건물도 많고 사람도 많더군요.
한 호텔 앞에 보니,
‘축 OOO돐!!!’이라고 써진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얼마나 귀한 자식이기에 저렇게 큰 호텔에서 돌잔치를 할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아무리 그래도 맞춤법이나 좀 맞게 쓰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돌’과 ‘돐’을 구별했습니다.
‘돌’은 생일을, ‘돐’은 주기를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새 표준어 규정에서는 생일, 주기를 가리지 않고, ‘돌’로 쓰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축 돐’, ‘돐잔치’ 따위의 낱말은 이제 우리말에 없습니다.
모두 ‘돌’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47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003
96 [2015/11/30]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머니북 2015-12-02 3012
95 [2016/10/04] 우리말) 부합하다 머니북 2016-11-01 3009
94 [2015/06/23] 우리말)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머니북 2015-06-23 3009
93 [2010/10/28] 우리말) 얼마큼 moneybook 2010-10-28 3009
92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3009
91 [2008/11/08] 우리말) 제가 상을 받았습니다 ^^* id: moneyplan 2008-11-10 3004
90 [2016/08/09] 우리말) 따 논 당상 자리? 머니북 2016-08-10 3003
89 [2009/09/03] 우리말) 징크스 id: moneyplan 2009-09-03 3003
88 [2013/06/20] 우리말) 99일 뒤... 머니북 2013-06-20 3002
87 [2009/10/15] 우리말) 도세 id: moneyplan 2009-10-15 3001
86 [2015/07/06] 우리말) 금새와 금세 머니북 2015-07-06 3000
85 [2015/01/15] 우리말) 토씨 머니북 2015-01-15 3000
84 [2014/11/18] 우리말) 난이도 머니북 2014-11-18 2999
83 [2013/06/25] 우리말) 슈퍼문 머니북 2013-06-25 2997
82 [2015/10/28] 우리말) 푸른/푸르른 머니북 2015-10-29 2995
81 [2010/11/15] 우리말) 신기록 경신 moneybook 2010-11-15 2994
80 [2010/10/18] 우리말) 있습니다와 있음 moneybook 2010-10-18 2992
79 [2014/02/24] 우리말) 우리 머니북 2014-02-24 2990
78 [2015/03/26] 우리말) 2014년 새 낱말 머니북 2015-03-26 2987
77 [2009/02/1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2-12 2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