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해남, 광주, 담양, 구례 등지를 식구와 함께 싸돌아 다니다 왔습니다.
무려 1,000km를 달렸네요. ^^*

해남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올라오는 길에,
고향 선배님이 진찰을 받고 계신다는 병원에 들렀습니다.
식구와 함께 갔더니 그 불편하신 몸에도 애들에게 만 원짜리 한 장씩을 쥐여주시더군요.
하루빨리 그 선배님이 일어나시길 빕니다.

저희 집 애들은 이제 두 살과 네 살이라서 돈을 모릅니다.
그 선배님이 주신 돈은 아내가 애들 이름으로 만든 통장에 저축하겠죠.
오늘은 그 '저축'을 알아볼게요.
저축은 "절약하여 모아 둠"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이를 움직씨(동사)로 바꾸면 '저축하다'가 되겠죠.
저축의 뜻은 좋은데 한자네요.

이와 딱 떨어지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여투다'입니다.
"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는 뜻의 움직씨로,
용돈을 여투다/할머니는 쌀을 여투어 두었다가 불쌍한 사람에게 주셨다처럼 씁니다.

선배님!
선배님이 주신 돈은 잘 여투어 두었다가 애들에게 쓰겠습니다.
그 애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시려면,
하루빨리 병을 털고 일어나세요.
이제 겨우 40대 중반이시잖아요.
선배님 힘내세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알은체하다/아는 체하다]

어제 오후에 회사일로 평택에 다녀왔습니다.
일을 보고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거기서 누군가 저를 알은체를 하더군요.
그런데 영 기억이 안 나요...그자리에서 대충 인사하고 얼버무리긴 했지만...
실은 지금도 누군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누군지 모르는 그분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우리말 편지를 쓸게요.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저에게 누군가 ‘알은체’한 것이고,
제가 날마다 편지를 보내는 것은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있는 거죠.
차이점 아시겠죠?

날씨가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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