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3] 우리말) 경위의 순 우리말은 맹문

조회 수 4147 추천 수 66 2007.02.27 02:00:43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1. 오랜만에 MBC에 틀린 자막이 보이네요.
어젯밤 9:24분 어린아이 성-폭-행 이야기를 전하면서,
"...기억할께"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이는 '기억할게'가 맞습니다.
의문형만 된소리로 적고
종결어미는 예사소리로 적습니다.
곧,
-줄까?, -할까? 이게 뭘꼬? 등과 같은 의문 종결어미는 까, 꼬로 적고,
일반적인 종결어미는 그냥 -할걸, -줄게, -할게 등과 같은 예사소리로 적습니다.

2.
청와대에서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처리 당시 논란의 경위를 밝혔네요.
http://news.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200702/22/yonhap/v15817570.html
청와대 꼬집는 글이 아니니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
청와대에서 논란의 경위를 밝혔다고 하는데요, 경위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 있어 소개합니다.
바로 '맹문'입니다.
"일의 시비나 경위."라는 뜻으로
맹문을 모르다/어찌 된 일인지 맹문이나 들어 보자처럼 씁니다.
그냥 경위라는 낱말을 보니 맹문이 생각나서......^^*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인데
경위와 경우의 다른 점을 설명한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경우가 바르다 >> 경위가 바르다]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는 정읍, 광주, 나주를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 늦게야 돌아왔습니다.
혼자 싸돌아다니니까 좀 심심하더군요.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예의가 바른 젊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하긴, 저도 아직까지는 30대 끄트머리를 힘겹게 잡고 있는 젊은 사람입니다만...

주말에 만난 친구는 20대 초반인데,
어르신들을 모시는 예의가 참 바르더군요.

옆에 계시는 분들도,
“저 친구 참 경우 바르군”하면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덩달아 저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흔히,
사리에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 뚜렷한 사람을,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경위’를 잘못 쓴 겁니다.

경우(境遇)는
“(어떤 조건이 있는) 특별한 형편이나 사정”이라는 뜻으로,
‘만일 비가 올 경우에는 가지 않겠다.’처럼 씁니다.

경위(涇渭)는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라는 뜻으로,
‘경위 없이 행동하지 마라.’처럼 씁니다.

본래 경위는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이 두 물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늘 흐리고, 위수는 늘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경우가 바르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경우가 바르지 않다’도 맞죠.
보통은,  
‘경위가 그르다’라고 하는데,
실은 ‘경위가 없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경위 바르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태기)
경위(涇渭)와 발음이 같은 경위(經緯)는,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뜻하고 날 경(經) 자, 씨 위(緯) 자를 씁니다.
‘날’은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세로로 놓는 실”을 말하고,
‘씨’는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가로로 놓는 실”을 말합니다.

곧, “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 경위인데요.
마치 날실과 씨실을 엇갈리게 해서 쫀쫀한 베를 짜듯이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경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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