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8] 우리말) 껄쩍지근한 CNN

조회 수 3832 추천 수 63 2007.03.09 10:13:53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에 편지를 하나 받았는데 내용이,
"지금 미국 CNN에서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사과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설문조사 중입니다.
현재 설문 결과가 하지 않아도 된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부디 접속하시어 설문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군요.

바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가 79%였습니다.
지금 다시 들어가서 보니 75%네요.

우리말에 '꺼림하다'는 게 있습니다.
"마음에 걸려 언짢은 느낌이 있다."는 뜻이죠.
그 언짢음이 더 큰, 곧, 매우 꺼림한 것이 '꺼림칙하다'입니다.
같은 뜻으로 '께름칙하다'와 '꺼림텁텁하다'도 있습니다.

저는 CNN의 설문조사가 영 꺼림칙합니다.
비록 그 설문조사가 과학적인 게 아니고 투표한 사람만의 의견이고 일반적인 누리꾼의 뜻이라고 볼 수 없다는 꼬리를 달기는 했지만,
그것도 기분이 나쁩니다.
그렇다면 그 설문조사를 왜 했죠?

일본 언론에서는
"CNN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리꾼의 75%가 사과를 반대한다."라는 기사를 뽑을 수 있잖아요.
아니 그렇게 기사를 만들어서 쓸거잖아요.

세계의 언론이라는 CNN이 왜 이런 짓을 하냐고요.
CNN의 방문자 수를 많게 만들려고 그런 짓을 했겠지만 언론의 영향력을 잊은 경솔한 짓입니다.
이건 뭔가 야로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설문이 저는 껄쩍지근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야로'는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2. 껄쩍지근하다는 '꺼림칙하다'의 전남 사투리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75
2516 [2006/10/21] 우리말) 고육지책 id: moneyplan 2006-10-23 5850
2515 [2011/07/13] 우리말) 대머리/민머리/맨머리 머니북 2011-07-13 5845
2514 [2006/11/23] 우리말) 머지않아 연말입니다 id: moneyplan 2006-11-23 5841
2513 [2017/11/24] 우리말) 엄중과 엄정 머니북 2017-11-24 5839
2512 [2006/10/13] 우리말) 알타리김치,총각김치,홀아비김치 id: moneyplan 2006-10-14 5839
2511 [2014/10/22] 우리말) 좀이 슬다 머니북 2014-10-23 5833
2510 [2017/11/10] 우리말) 곡우와 우전 머니북 2017-11-10 5829
2509 [2006/12/11] 우리말) 벼리를 잘 잡아야합니다 id: moneyplan 2006-12-11 5826
2508 [2008/01/29] 우리말) 부치다와 붙이다 id: moneyplan 2008-01-29 5816
2507 [2007/10/09] 우리말) 어린것이 깜찍스럽다는 뜻의 낱말은? id: moneyplan 2007-10-09 5809
2506 [2011/05/09] 우리말) 매다와 메다 moneybook 2011-05-09 5805
2505 [2017/06/16] 우리말) 기억과 생각의 차이 머니북 2017-06-19 5799
2504 [2006/11/18] 우리말) 구좌가 아니라 계좌/통장 id: moneyplan 2006-11-20 5794
2503 [2013/02/18] 우리말) 간지나다 머니북 2013-02-18 5771
2502 [2012/10/04] 우리말) 밀리는 길과 막히는 길 머니북 2012-10-04 5770
2501 [2006/12/04] 우리말) 간지럽히다가 아니라 간질이다 id: moneyplan 2006-12-04 5769
2500 [2011/11/04] 우리말) 치근거리다와 추근거리다 머니북 2011-11-04 5763
2499 [2006/09/04] 우리말) 들이키다와 들이켜다 id: moneyplan 2006-09-04 5755
2498 [2015/04/13] 우리말) 차출과 착출 머니북 2015-04-13 5714
2497 [2007/01/17] 우리말) 졸가리/줄거리 id: moneyplan 2007-01-17 5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