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01] 우리말) 두남두다

조회 수 3724 추천 수 67 2007.05.02 09:54:16
안녕하세요.

한 재벌 회장이 낯뜨거운 짓을 했군요.
앞뒤 사정을 잘은 모르지만,
칭찬받을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네요.
애들이 자라면서 싸울 수도 있는 거지...
그걸 내 자식이라고 '두남두면' 나중에 그 애가 자라서 어찌될지...
(두남두다 : 맹목적으로 누구의 편을 들거나 두둔함. )

사회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들일수록
더 듬쑥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가볍게 행동하신 것 같습니다.
(듬쑥하다 : 사람됨이 가볍지 아니하고 속이 깊다.)

며칠 지나면 다 정리되겠지만,
그래도 열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시는 게 좋습니다.
(열없다 : 좀 겸연쩍고 부끄럽다.)

얼마 전에 '늧'과 '늘품'이라는 낱말을 소개해 드렸었죠?
(늧 :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일의 근원. 또는 먼저 보이는 빌미.)
(늘품 :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
갑자기 그 낱말이 떠오르는 까닭은 뭘까요?

남들이야 그냥 그러라고 두고,
우리는 지멸있게 살자고요. ^^*
(지멸있다. : 한결같이 곧은 마음으로 꾸준하고 성실하다. 또는 직심스럽고 참을성이 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복스럽다/안쓰럽다]

요즘 제 아들 녀석이 지독한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밖에 나온 지 이제 겨우 열 달 된 녀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 그지없더군요.
대신 아파 줄 수만 있다면...

오늘은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며 우리말편지를 쓰겠습니다.

"(일부 명사 뒤에 붙어)'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스럽다'가 있습니다.
복스럽다[복쓰럽따]. 걱정스럽다[걱쩡스럽따]. 자랑스럽다[자랑스럽따]처럼 쓰죠.

이와 달리,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딱한 형편이 마음에 언짢고 가엾다."는 뜻으로,
'안쓰럽다[안쓰럽따]'는 낱말이 있습니다.
구걸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내의 거친 손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처럼 쓰죠.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복스럽다'의 '-스럽다'와,
'안쓰럽다'의 '쓰럽다'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입니다.

'복스럽다'의 '스럽다'는,
'복'이라는 명사 뒤에 '-스럽다'가 붙어,
"모난 데가 없이 복이 있어 보이다"는 뜻이지만,

'안쓰럽다'는,
'안타깝다'의 '안'에 '-스럽다'가 붙어,
'안스럽다'가 된 게 아니라,
'안쓰럽다' 자체가 하나의 낱말입니다.

따라서,
제 아들이 감기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안스럽다'고 하는 게 아니라 '안쓰럽다'고 해야 맞습니다.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어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28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802
216 [2015/12/15] 우리말) 육질과 과육 머니북 2015-12-15 3184
215 [2014/08/21] 우리말) 헹글헹글하다 머니북 2014-08-21 3184
214 [2012/11/26] 우리말) 흐리멍텅 -> 흐리멍덩 머니북 2012-11-26 3184
213 [2014/09/03] 우리말) 과자 봉지에 우리글보다 외국어를 더 크게 쓴다고? 머니북 2014-09-03 3183
212 [2009/07/09] 우리말) 도리기와 도르리 id: moneyplan 2009-07-09 3183
211 [2015/11/20] 우리말) 엔담 머니북 2015-11-23 3182
210 [2015/07/10] 우리말) 초등학교 한자 교육 반대합니다. 머니북 2015-07-10 3182
209 [2015/06/03] 우리말) 늦장과 늑장 머니북 2015-06-03 3182
208 [2009/08/10] 우리말) 틀린 말 몇 개 id: moneyplan 2009-08-14 3182
207 [2015/12/22] 우리말) 차지다/찰지다 머니북 2015-12-23 3181
206 [2015/07/20] 우리말) "농업, 일제용어 정리해야 진정한 광복" 머니북 2015-07-20 3181
205 [2009/04/10] 우리말) 파렴치와 몰염치 id: moneyplan 2009-04-10 3181
204 [2015/12/04] 우리말) 엉터리와 터무니 머니북 2015-12-07 3178
203 [2015/10/30] 우리말) 무료로 주고 공짜로 받고 머니북 2015-11-02 3178
202 [2015/06/22] 우리말) 유월 머니북 2015-06-22 3178
201 [2009/06/19] 우리말) 오사바사하다 id: moneyplan 2009-06-19 3178
200 [2014/01/08] 우리말) 옴짝달싹 머니북 2014-01-08 3177
199 [2013/12/09] 우리말) '사리'와 '개비' 머니북 2013-12-09 3176
198 [2008/08/19] 우리말) 여태와 여직 id: moneyplan 2008-08-19 3176
197 [2009/08/19] 우리말) 마음눈과 마음자리 id: moneyplan 2009-08-19 3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