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2] 우리말) 넘지 말아야 할 금도?

조회 수 5485 추천 수 54 2007.06.22 09:34:42
어떤 것을 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국어사전을 다 뒤져도 '금도(禁度)'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일본어 사전을 봐도 그런 낱말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금도'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도는,
옷깃 금(襟) 자에 법도 도(度) 자를 써서 넓은 옷깃처럼 크고 깊은 마음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웬만하면 뉴스는 꼭 보는 편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잖아요.

요즘 뉴스는 거지반 정치와 선거 이야기네요.
제가 보기에는 다 마찬가진데...

정치인들이 하는 말 가운데,
좀 지나치다 싶으면 '금도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금도'라는 낱말을 쓰면 고상하고 격조 높게 보인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금도'를 제대로 쓴 것도 아닙니다.

금도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다섯 가지 뜻이 있다고 나옵니다.
1. 금도(金桃), 이름씨, 복숭아의 한 종류.
2. 금도(金途), 이름씨, 돈줄
3. 금도(琴道), 이름씨,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4. 금도(禁盜), 이름씨,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5. 금도(襟度), 이름씨,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어떤 것을 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국어사전을 다 뒤져도 '금도(禁度)'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일본어 사전을 봐도 그런 낱말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금도'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도는,
옷깃 금(襟) 자에 법도 도(度) 자를 써서 넓은 옷깃처럼 크고 깊은 마음씨입니다.
병사들은 장군의 장수다운 배포와 금도에 감격하였다.
남의 흠을 알고도 모른척하는 장부의 금도... 처럼씁니다.

일주일 전에 SBS 8시 뉴스에서 참 좋은 일은 하셨습니다.
바로 이 금도를 꼬집으셨습니다.
http://tvnews.media.daum.net/part/politicstv/200706/14/sbsi/v17095251.html?_right_TOPIC=R2

이런 뉴스를 자주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스위스 넘어 16강으로...]

내일 새벽이죠?
우리가 열심히 응원해서,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가야죠?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위스를 꺾고 16강에 안착하길 빌며,
오늘도 월드컵 기념 우리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할 때,
'넘어'가 맞을까요, '너머'가 맞을까요?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데요.
간단히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에서 온 것입니다.
일정한 수치에서 벗어나 지나다,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
경계를 건너 지나다, 일정한 기준, 정도 따위를 벗어나 지나다는 뜻이 있죠.
적군은 천 명이 훨씬 넘었다, 산을 넘다, 그의 노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을 뜻하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고개 너머, 산 너머처럼 쓰이죠.

정리하면,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의 '-아/어'형 어미가 연결된 것으로 품사는 동사이고,
'너머'는 명사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스위스를 넘어 16강으로 갑니다.

대~한민국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47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036
1216 [2009/12/02] 우리말) 단출과 단촐 id: moneyplan 2009-12-02 5828
1215 [2016/11/16] 우리말) 서리 머니북 2016-11-16 5828
1214 [2016/12/20] 우리말) 뚝배기와 곱빼기 머니북 2016-12-21 5828
1213 [2008/09/23] 우리말)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id: moneyplan 2008-09-23 5829
1212 [2009/06/05] 우리말) 어부인이 아니라 그냥 부인입니다. id: moneyplan 2009-06-05 5829
1211 [2016/11/21] 우리말) 낱알/낟알 머니북 2016-11-22 5829
1210 [2010/01/05] 우리말) 첫과 처음 id: moneyplan 2010-01-05 5830
1209 [2012/07/18] 우리말) '다대기'와 '다지기' 머니북 2012-07-18 5831
1208 [2012/08/24] 우리말) 피로해소/원기회복 머니북 2012-08-27 5831
1207 [2008/11/01] 우리말)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 id: moneyplan 2008-11-03 5833
1206 [2009/02/08] 우리말) 월파와 달물결 id: moneyplan 2009-02-09 5833
1205 [2010/03/19] 우리말) 훈민정음이 세계문화유산? id: moneyplan 2010-03-19 5833
1204 [2011/06/02] 우리말) 하루이틀 moneybook 2011-06-02 5833
1203 [2008/04/08] 우리말) 꽃소식과 꽃소금 id: moneyplan 2008-04-10 5834
1202 [2011/06/07] 우리말) 밴댕이와 벤뎅이 moneybook 2011-06-07 5835
1201 [2011/08/08] 우리말) 토씨(조사) '의' 쓰임 머니북 2011-08-08 5835
1200 [2013/07/22] 우리말) 노느다와 나누다 머니북 2013-07-22 5835
1199 [2010/01/07] 우리말) 강추위 id: moneyplan 2010-01-07 5837
1198 [2013/09/26] 우리말) 윈도우와 윈도 머니북 2013-09-26 5837
1197 [2012/11/01] 우리말) 직장내에서 '언니' 호칭 머니북 2012-11-01 5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