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01] 우리말) 술 좀 마셨습니다

조회 수 4746 추천 수 102 2008.02.01 10:17:23
요즘 섟이 인 것으로 보면
홧술이나 강술도 마시고 벌술을 들이키고 소나기술이나 벼락술을 들이 부어야 하는데,
맡은 일이 있기에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홧술 : 홧김에 마구 마시는 술)
(강술 : 안주 없이 마시는 술)
(벌술 : 맛도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마시는 술)
(소나기술 : 보통 때에는 마시지 아니하다가 입에만 대면 한정 없이 많이 마시는 술)
(벼락술 : 소나기술)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술 좀 마셨습니다.
농촌진흥청 없앤다는 인수위 발표가 지난 16일에 있었습니다.
실은 그 뒤로 거의 술 마실 틈도 없이 자료만 만들었습니다.
농진청이 없어지면 왜 안 되고,
농진청이 없어지면 농업에 어떤 피해가 오고,
농진청이 없어지면 국민에게는 어떤 피해가 가는지 실제 수치를 가지고 증명하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농진청이 민영화되었을 때 특허사용료가 얼마나 올라가고,
농진청이 민영화되었을 때 다른 나라에 줘야 하는 기술사용료(로열티)는 얼마나 뛰는지를 계산했습니다.

또한
농진청 연구원들의 실적이 미국 농업연구청 연구원들보다 3.3배나 많고,
일본 농진청보다 2.1배나 많다는 것을 자료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자료를 가지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설명한 거죠.

어제는 그런 긴장을 좀 풀고자
저희 과 모든 직원들이 같이 술 한잔했습니다.

우리말에 술을 도깨비뜨물이라도합니다.
막걸리는 있는 그대로 보면 쌀뜨물 같습니다.
그러나 막걸리는 마시면 취하죠. 취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합니다.
그래서 막걸리(술)를 도깨비뜨물이라고 했나 봅니다. 제 생각에...

요즘 섟이 인 것으로 보면
홧술이나 강술도 마시고 벌술을 들이켜고 소나기술이나 벼락술을 들이부어야 하는데,
맡은 일이 있기에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홧술 : 홧김에 마구 마시는 술)
(강술 : 안주 없이 마시는 술)
(벌술 : 맛도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마시는 술)
(소나기술 : 보통 때에는 마시지 아니하다가 입에만 대면 한정 없이 많이 마시는 술)
(벼락술 : 소나기술)

어제는 제가 억병으로 취했습니다.
병으로 억 병을 마신 게 아니라,
술이 꽤 취한 것을 두고 억병으로 마셨다고 합니다.
(억병 : 술을 한량없이 마시는 모양. 또는 그런 상태.)

저는 부줏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라 술 재주가 없는데도 어제는 꽤 마셨습니다.
그냥 좀 정신을 놓고 싶었습니다.
(부줏술 : 집안 대대로 내려오면서 잘 먹는 술, 집안 내림으로 잘 마시는 술)

그러나 지금은 후회합니다. 왜 그리 마셨는지... ^__^*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일본에는 농촌진흥청이 없습니다.
농업식품산업기술총합연구기구(NARO)가 농진청과 거의 같은 기관입니다.
미국에는 농업연구청이 있습니다.
미국 농무성 아래에 있는 농업연구청(ARS)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농업연구기관이 국가기관이 아닌 경우는 딱 두 나라 있습니다.
일본과 네덜란드입니다.
일본은 농업연구기관을 민영화했다가 실패하여 다시 국영화를 추진 중이고,
네덜란드 우리와 처지가 다른 '농업국가'입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 이런 나라들이 왜 농업기관을 국영으로 두고 관리할까요?

  

[제 딸은 참 예쁩니다]

저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갓 20개월 된 녀석인데요.
돌 지날 때까지 예쁘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인사치레로라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자라면서 조금씩 예뻐지기 시작하더군요.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게 아니고,
실제 다른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요

어제 병원에 가면서 애를 좀 꾸며서 갔더니,
여기저기서,
“어머! 저 애기 참 이쁘다”라는 말을 참 많이 하더군요.
제 어깨가 으쓱 해졌죠. ㅋㅋㅋ
글을 쓰면서도 쑥스럽네요.

흔히들 젖먹이 아이를 ‘애기’라고 많이 하시는데요.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어린 사람은 ‘아이’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줄임말이 ‘애’죠.
따라서, 제 딸을 보고
‘아이’라고 하거나 ‘애’라고 해야지 ‘애기’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쁘다’라는 낱말도 없습니다.
‘예쁘다’가 맞습니다.
앞으로 제 딸을 보시면,
“애가 참 예쁘다!”라고 해 주세요. ~~~

제가 오늘 왜 이렇게 ‘아이’ 이야기로 호들갑을 떠는고 하니,
저에게 또 애가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고추를 달고 나와서인지 태어날 때 몸무게가 3.8kg 이나 되네요.

7대 독자인 저도,
이제는 죽은 후 물밥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온 세상이 환하고 아름답게만 보이네요.
온통 꽃 천집니다.

늘 행복하게 보내세요.

보태기)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로 “나이가 어린 사람”을 말합니다.
‘아기’는 “어린 젖먹이 아이”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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