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7] 우리말) 꽃보라

조회 수 3941 추천 수 129 2008.04.07 08:17:46
'꽃보라'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보라'가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를 뜻해
'눈보라'는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을 뜻하고",
'물보라'는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 물방울"을 뜻합니다.
'꽃보라'는 당연히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고향에 가서 작년에 이장한 아버지 산소에 나무를 몇 그루 심고 왔습니다.
나무를 심고 나서는 고추밭에 비닐도 덮었습니다.
오랜만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둘이서 삽을 들고 손을 맞추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옆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꽃잎이 날리고...

'꽃보라'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보라'가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를 뜻해
'눈보라'는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을 뜻하고",
'물보라'는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 물방울"을 뜻합니다.
'꽃보라'는 당연히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을 뜻합니다.

어제는 고작 나무 몇 그루 심고 왔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가 누워계시고, 나중에 어머니도 함께 누우실 곳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꽃으로 꽃동산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꽃동산'은 "꽃이 많이 피어 있는 동산. 아름다운 꽃으로 덮인 동산"입니다.
화원(花園) 보다는 '꽃동산'이 더 멋있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윤중로 벚꽃 축제]

사무실 앞에 있는 벚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네요.
오늘은 벚꽃 이야기를 해 볼게요.
진해 벚꽃이 활짝 피었으니, 이제 곧 여의도 '윤중로 벚꽃 축제'를 한다는 말이 나오겠네요.

<제가 대충 아는 내용>
1. 벚꽃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대만이다.
2. 지금 일본의 벚꽃은 제주도에서 자라난 토종 왕벚꽃을 가져가서 개량한 것이다.
3.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라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나와있지만, 일본 나라꽃이 벚꽃이라는 것은 일본 법률에 없다.
(따라서 아름다운 벚꽃을 보고 일본 나라꽃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싫어하거나 미워하실 필요는 없으실듯...)

<제가 확실히 아는 내용>
'윤중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에 있는 둑길입니다.
윤중로(輪中路)는 윤중제(輪中堤)에서 온 말입니다.
'제'는 방죽 제(堤) 자 이므로 윤중제는 윤중방죽이라는 말이 되겠죠.
이제 윤중을 알아보죠.
우리나라 국어사전에는 '윤중'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일본사전을 보죠.
輪中은 わじゅう[와쥬우]로 '에도시대 물난리를 막기 위하여 하나 또는 여러 마을이 둑으로 싸여 물막이 협동체를 이룬 것'이라고 나와있군요.
輪中堤를 찾아보니, わじゅうてい[와쥬떼이]로 '강 가운데 있는 섬 주위를 둘러싸게 축조한 제방'이라고 나와있네요.

이렇게 윤중은 우리말이 아닙니다. 일본말입니다.
그걸 가져다 우리는 '윤중'이라고 그냥 읽은 겁니다.
거기에 길을 내 놓고 윤중로(輪中路)라 하고...

제가 알기에,
산에서 내려오는 강어귀에 마을이 있거나 하여 강물이 불면 그 물에 마을이 잠기므로 마을 둘레에 둑을 쌓아 물을 막는데,
그 둑이 바로 '방죽'입니다.

따라서,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에 있는 둑길은 '방죽'에 난 '길'입니다.
일본말인 윤중로가 아니죠.
제가 알기에는, 1986년 서울시가 윤중제를 '여의방죽'으로 고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있는 길은 윤중로가 아니라 여의방죽길이겠죠.
그런데 왜 방송에서는 여전히 여의방죽이나 여의방죽길, 여의둑길로 안 쓰고 윤중로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낱말 몇 개를 소개합니다.
방죽 : 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둑 : 높은 길을 내려고 쌓은 언덕.
둔치 : 물가의 언덕.
섬둑 : 섬의 둘레를 둘러쌓은 둑.

보태기)
1. 저는 우리나라를 사랑합니다. 오늘 편지의 주제는 벚꽃을 사랑하고, 벚꽃을 보고 즐기자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벚꽃을 즐기지 말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윤중'이나 '윤중로'를 쓰지 말자는 겁니다.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윤중제(輪中堤)가 실려있는데,
'강섬의 둘레를 둘러서 쌓은 제방.'이라 풀어놓고, '둘레 둑', '섬둑'으로 다듬었습니다.

3. 벚꽃 축제에서,
축제(祝祭, しゅくさい[슉사이])도 일본어투 말입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은 '잔치'입니다.

4. 어제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우리나라 대단위 벚꽃 나무들이 일본의 교묘한 문화침탈의 일환으로 심어졌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258&PCode=0007&DataID=20060403155300016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392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9403
1296 [2011/03/22] 우리말) 뭘로와 뭐로 moneybook 2011-03-22 3962
1295 [2008/09/18]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왔습니다. ^^* id: moneyplan 2008-09-18 3962
1294 [2008/08/06] 우리말) 메밀꽃 id: moneyplan 2008-08-06 3962
1293 [2007/06/05] 우리말) 최대값과 최댓값 id: moneyplan 2007-06-05 3961
1292 [2008/07/24] 우리말) 얄짤없다 id: moneyplan 2008-07-25 3960
1291 [2007/05/01] 우리말) 두남두다 id: moneyplan 2007-05-02 3960
1290 [2008/12/03] 우리말) 찾다와 뒤지다 id: moneyplan 2008-12-04 3959
1289 [2015/10/21] 우리말) 낯익다와 귀 익다 머니북 2015-10-21 3957
1288 [2014/03/24] 우리말) 섣부르다 머니북 2014-03-24 3957
1287 [2008/04/03] 우리말)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id: moneyplan 2008-04-03 3957
1286 [2007/09/29] 우리말)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에서 틀린 곳이 있습니다. 어딜까요? id: moneyplan 2007-10-01 3957
1285 [2010/12/17] 우리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답장 moneybook 2010-12-18 3956
1284 [2010/03/15] 우리말) 세단기와 세절기 id: moneyplan 2010-03-15 3956
1283 [2007/06/07] 우리말) 함박꽃 id: moneyplan 2007-06-07 3956
1282 [2016/09/06] 우리말) 찌뿌듯하다/찌뿌둥하다 머니북 2016-09-07 3955
1281 [2013/04/03] 우리말) 만빵과 만땅 머니북 2013-04-04 3955
1280 [2010/04/07] 우리말) 날름과 낼름 id: moneyplan 2010-04-07 3955
1279 [2009/05/13] 우리말) 얼락녹을락 id: moneyplan 2009-05-13 3955
1278 [2009/07/21] 우리말) 체면치레 id: moneyplan 2009-07-21 3954
1277 [2009/08/21]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id: moneyplan 2009-08-21 3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