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4] 우리말) 알켜주다와 갈켜주다

조회 수 6077 추천 수 193 2008.09.04 08:51:39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알켜주다'나 '갈켜주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갈켜주다', '가르켜주다', '알으켜주다', '아르켜주다', '알켜주다' 따위는 모두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신문 기사 하나 소개할게요.
민법을 우리말로 알기 쉽게 바꾼다는 내용입니다.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080903182615682&p=moneytoday&RIGHT_COMM=R10

어제 들은 말인데 귀에 좀 거슬리는 게 있어 오늘 소개할게요.
흔히 누군가에게 무엇을 알려준다고 할 때 "알켜줄게"라고 합니다.
내가 내일 알켜줄게, 네가 어제 알켜준 게 이상하더라...뭐 이렇게 씁니다.
심지어는 '갈켜주다'고도 합니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알켜주다'나 '갈켜주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알리다, 가르치다, 가리키다는 있습니다.

'알리다'는 알다의 사동사로 본부에 상황을 알리다처럼 씁니다.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는 뜻으로 그는 나에게 운전을 가르쳤다처럼 씁니다.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는 뜻으로 그는 손가락으로 북쪽을 가리켰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알리다, 가르치다, 가리키다는 뜻이 다릅니다.
이 말을 얼렁뚱땅 합쳐 엉터리로 쓰는 것 같습니다.
알리다에서 온 '알려 주다'와 '가르키다'를 합쳐 '알켜주다'를 쓰는 것 같고,
'가르치다'와 '가르키다'를 합쳐 '갈켜주다'를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갈켜주다', '가르켜주다', '알으켜주다', '아르켜주다', '알켜주다' 따위는 모두 틀립니다.

내친김에 하나 더 할게요.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르치다'는 교육하는 것이고,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딘가를 알려주는 겁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을 가리키다고 하면 안 되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친다고 하면 안 됩니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뜻이 분명히 다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소꼽장난 -->> 소꿉장난]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 내내 딸내미와 소꿉장난하며 놀았습니다.
평소에는 퇴근이 늦어 같이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거든요.

"소꿉놀이를 하며 노는 장난"을 흔히,
'소꼽장난'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소꿉장난'이 맞습니다.

'소꿉'은,
"아이들이 살림살이하는 흉내를 내며 놀 때 쓰는, 자질구레한 그릇 따위의 장난감."을 말합니다.

학교 다니실 때, 모음조화를 배우셨죠?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낱말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으로,
'ㅏ', 'ㅗ' 따위의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ㅡ', 'ㅣ' 따위의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입니다.
'깎아', '숨어', '알록달록', '얼룩덜룩', '갈쌍갈쌍', '글썽글썽', '졸졸', '줄줄' 따위가 그런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모음조화는 우랄어족과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대부분의 언어에서 나타납니다.
이 모음조화는,
음-양에 따라 큰말, 작은말의 느낌을 만들면서 우리 생활에서 그런대로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모음조화에 따르면,
'소꼽'이 맞습니다.

그러나 모음조화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소꿉장난, 오순도순, 단출하다, 깡충깡충 따위가
모음조화를 따르지 않는 예욉니다.
(소꼽장난, 오손도손, 단촐하다, 깡총깡총이라고 쓰면 틀립니다.)

국어학자들이 표준말이나 맞춤법을 정할 때 언어현실을 얼마나 인정하고 반영하느냐에 따라,
표준말이나 맞춤법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굳어진 말이라고 해서 어떤 것은 표준어로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고...
그리고 또 어떤 것은 예외라면서 그냥 따르라 하고...

별로 맘에는 들지 않지만,
어쨌든 현행 맞춤법에 따르면,
'소꼽장난'이 아니라 '소꿉장난'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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