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2] 우리말) 한철과 제철

조회 수 4103 추천 수 142 2008.11.12 10:00:33
'안쓰럽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딱한 형편이 마음에 언짢고 가엾다."는 뜻입니다.
흔히 안스럽다로 잘못 쓰기도 하지만,
안쓰럽다는 '안 스럽다'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을 것 같죠?

오늘은 우스갯소리로 시작할게요.
한 십여 년쯤 전에 유행했던 겁니다.

"친구야, 포항제철에서 전화 왔더라."
"뭐라고 하던?"
"응, 너 철 좀 드라고...^^*"

'철'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앞에서 보기로 든 우스갯소리에 나오는 철은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을 뜻합니다.
철에는 계절이라는 뜻도 있고,
한해 가운데서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나 때라는 뜻도 있습니다.
모심기 철, 벼 베기 철, 이사 철처럼 쓸 때의 철입니다.

이 '철'이 좀더 나가면 '한철'이 됩니다.
"한창 성한 때"라는 뜻으로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할 때의 한철입니다.
제철도 있습니다.
"알맞은 시절"이라는 뜻입니다.

요즘 제 일터에 단풍이 제철입니다.
와서 구경하세요.

철 묵은 색시 가마 안에서 장옷 고름 단다는 익은말이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정작 일이 닥쳐서야 당황하여 다급히 서두르는 경우를 비꼬아 이르는 말입니다.
더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농촌진흥청으로 오세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밀리다/막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이 세상에 자식 없는 부모는 있어도, 부모 없는 자식은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부모님 생각 많이 하시길 빕니다.
부모님 생각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잖아요.

저는 며칠 전에 아버지 제사 모시러 고향에 갔다가 어제 오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왔습니다.
며칠간 집에 계시면서 손자 손녀 재롱 좀 더 보시면 힘 좀 나시겠죠.

어제 오후에 고속도로로 올라오는데 차가 참 많이 밀리더군요.
오늘은 차가 밀리는 것과 막히는 것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막히다'와 '밀리다'는 다른 말입니다.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형으로,
"길이나 통로 따위가 통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통로가 막히면 나갈 수 없고,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죠.

'밀리다'는,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물건이 쌓이다"는 뜻입니다.
방세가 두 달치나 밀렸고,
일요일에 밀린 빨래를 한꺼번에 해치우고,
대목이라 주문이 많이 밀릴 수 있죠.

아주 쉽게 정리하면,
막히는 것은 통하지 않는 것이고,
밀리는 것은 언젠가는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와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의 차이를 보면,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는 아침 출근길에 길이 막혀 그 길로 오지 못하고 돌아오느라 늦었다는 뜻이고,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는 출근길에 차가 너무 많아 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늦었다는 말입니다.

오늘은 차가 밀리는 시간을 피해 일찍 들어가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57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984
1436 [2012/03/14] 우리말) 축하합니다와 축하드립니다 머니북 2012-03-14 4426
1435 [2012/03/13] 우리말) 애동대동과 중씰 머니북 2012-03-13 4108
1434 [2012/03/12] 우리말) 꽃샘과 잎샘 머니북 2012-03-12 5310
1433 [2012/03/09] 우리말) 전단지 머니북 2012-03-09 3985
1432 [2012/03/08] 우리말) 초콜릿 머니북 2012-03-08 4296
1431 [2012/03/07] 우리말) 충돌과 추돌조회 머니북 2012-03-08 4524
1430 [2012/03/06] 우리말) 부조금과 부좃돈 머니북 2012-03-06 4546
1429 [2012/03/05] 우리말) 돌잔치 머니북 2012-03-05 3287
1428 [2012/03/02] 우리말) 적산가옥 갈음할 낱말은... 머니북 2012-03-02 5267
1427 [2012/02/29] 우리말) 적산가옥? 머니북 2012-02-29 3817
1426 [2012/02/28] 우리말) 투잡은 겹벌이로 다듬어 씁시다 file 머니북 2012-02-28 3606
1425 [2012/02/27] 우리말) 판넬이 아니라 패널 머니북 2012-02-27 4469
1424 [2012/02/24] 우리말) 옷거리가 좋은 이원재 사무관 머니북 2012-02-24 4060
1423 [2012/02/23] 우리말)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은? 머니북 2012-02-23 4440
1422 [2012/02/22] 우리말) 넨다하다 머니북 2012-02-22 4444
1421 [2012/02/21] 우리말) 쑥스럽다 머니북 2012-02-21 4226
1420 [2012/02/20] 우리말) 탕비실은 준비실로 머니북 2012-02-20 4864
1419 [2012/02/17] 우리말) 사위스럽다 머니북 2012-02-17 4255
1418 [2012/02/16]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2-02-16 3720
1417 [2012/02/15] 우리말) 노름마치 머니북 2012-02-15 5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