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9] 우리말) 쥐꼬리와 쥐 꼬리

조회 수 4691 추천 수 82 2009.02.10 10:28:46
'쥐꼬리'는 쥐 꼬리가 길지 않다는 데서 따와 "매우 적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쥐 꼬리'처럼 두 낱말을 띄어 쓰면 말 그대로 쥐의 꼬리를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여기저기서 큰불이 났었군요.
날씨가 몹시 건조하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사고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더군요.
사소한 것을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자는 뜻으로 오늘은 쥐꼬리를 알아볼게요.

'쥐꼬리'는 쥐 꼬리가 길지 않다는 데서 따와 "매우 적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쥐 꼬리'처럼 두 낱말을 띄어 쓰면 말 그대로 쥐의 꼬리를 뜻합니다.
'밤손님'은 도둑놈이지만,
'밤 손님'은 밤에 오신 손님이고,
'뱀눈'은 독살스럽게 생긴 눈이지만,
'뱀 눈'은 뱀의 눈입니다.
'작은 아버지'는 키가 크지 않은 아버지이지만,
'작은아버지'는 아버지의 동생이고,
'큰 코 다치다'는 커다란 코를 다친 것이지만,
'큰코다치다'는 크게 봉변을 당하다는 뜻입니다.
'물 먹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고,
'물먹다'는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직위에서 떨리어 나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우리말은 띄어쓰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게 참 많습니다.

띄어쓰기와 붙여쓰기를 가르는 것은,
각각의 낱말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낱말 별로 띄어 쓰나
두 낱말이 합쳐져서 뜻이 달라진다면 합성어로 보고 붙여 쓰시면 됩니다.

'웃분'이 '뱀눈' 뜨기 전에 열심히 일합시다.
그래야 '큰코다치지' 않고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받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창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지난 편지 댓글에서 함께하고 싶은 글을 골라 여기에 옮기겠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축제’가 아니라 ‘잔치’]

오늘도 일본말을 좀 걸러보겠습니다.
흔히,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를 '축제'라고 하는데요.
이 '축제'도 일본어 祝祭(しゅくさい[슉사이])에서 온 말입니다.
일찍이 국립국어원에서 잔치, 축전으로 다듬었습니다.

여러 학자가 고민 끝에 다듬은 말입니다.
그런 말을 안 쓰고 굳이 일본말을 쓰는 까닭이 뭘까요?
잔치라고 하면 촌스럽게 보이나요?
잔치라고 쓰면 안 되고 꼭 축제라고만 써야 하나요?
저 같으면,
'○○○축제'라고 하면 안 가도,
'○○○잔치'라고 하면 열 일 제치고 찾아갈 겁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잔치'를 소개드리는 까닭은,
제가 일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에서 여는 큰 잔치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농촌진흥청은 100년 전에 경기도 수원에다 터전을 잡았는데,
올해가 그 백 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엽니다.
식구와 함께 오시면 좋은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이 오셔서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맨 밑에 있는 의견쓰기로 알려주시거나 전자우편으로 알려주세요.
제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를 찾으시면 제가 멋진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제 깜냥으로 안 되면
농촌진흥청 공보관 님께 부탁해서라도 꼭 선물을 챙겨드리겠습니다.
선물이라고 해야 고작 들꽃향을 담은 카드나 누에 비누 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정성을 담은 겁니다.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으로 오셔서 잔치를 맘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오시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
저는 운동장 근처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고 깝죽대며 얼쩡거리고 있을 겁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5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146
2276 [2015/12/18] 우리말) 문 잠궈? 문 잠가! 머니북 2015-12-21 5735
2275 [2015/12/17] 우리말) 니미/네미 머니북 2015-12-17 4581
2274 [2015/12/16] 우리말) 손이 시리다 머니북 2015-12-16 4581
2273 [2015/12/15] 우리말) 육질과 과육 머니북 2015-12-15 4109
2272 [2015/12/14] 우리말) 사랑을 쓸려거든 머니북 2015-12-15 3676
2271 [2015/12/11] 우리말) 팔순잔치 머니북 2015-12-14 6019
2270 [2015/12/10] 우리말) 삼천리 강산 머니북 2015-12-10 4628
2269 [2015/12/09]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10 4133
2268 [2015/12/08] 우리말) 금도 머니북 2015-12-08 6347
2267 [2015/12/07] 우리말) 폐쇄공포증 -> 폐소공포증 머니북 2015-12-07 5394
2266 [2015/12/06]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07 6357
2265 [2015/12/04] 우리말) 엉터리와 터무니 머니북 2015-12-07 4101
2264 [2015/12/03] 우리말) 지레/지례 머니북 2015-12-07 7324
2263 [2015/12/02] 우리말) 속박이 머니북 2015-12-02 3898
2262 [2015/12/01]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머니북 2015-12-02 3642
2261 [2015/11/30]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머니북 2015-12-02 3788
2260 [2015/11/27] 우리말) 숫눈과 숫눈길 머니북 2015-11-27 5572
2259 [2015/11/26] 우리말) 묫자리/묏자리 머니북 2015-11-26 4754
2258 [2015/11/25] 우리말) 치르다/치루다 머니북 2015-11-25 6171
2257 [2015/11/24] 우리말) 빈소와 분향소 머니북 2015-11-25 6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