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3] 우리말) 모람과 회원

조회 수 4236 추천 수 89 2009.02.23 09:10:03
'최우수 회원'보다는 '으뜸 모람'이 훨씬 좋지 않나요?
이렇게 우리말을 일부러라도 살려 쓰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IC라 안 쓰고 나들목이라 쓰고,
리플이라 안 쓰고 댓글이라고 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야 우리말이 산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전에 텔레비전에 좋은 말이 나왔습니다.
10:17, KBS1, 퀴즈 대한민국에서였는데,
'내구연한'이라 하지 않고, '햇수(사용가능연수)'라고 했습니다.
바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햇수는 사전에 "해의 수"라 풀고
여기에 온 지 햇수로 5년이다처럼 쓴다고 나와 있습니다.
'햇수'에는 "사용이 가능한 연수"라는 뜻은 없지만,
그런 뜻으로 넓혀 쓸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막에 '햇수(사용가능연수)'라고 쓰면 누구든지 알 수 있잖아요.
우리말은 일부러라도 살려 써야지 그냥 두면 없어지고 사라져버립니다.

지난 토요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한글문화연대에서 상을 받고 왔는데요.
그 상이 '으뜸 모람'상입니다.
모람은 회원을 뜻하는 토막이말입니다.
'모인 사람'을 줄여 모람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외웠습니다. ^^*

'최우수 회원'보다는 '으뜸 모람'이 훨씬 좋지 않나요?
이렇게 우리말을 일부러라도 살려 쓰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IC라 안 쓰고 나들목이라 쓰고,
리플이라 안 쓰고 댓글이라고 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야 우리말이 산다고 봅니다.

가끔 소개해드리지만,
한글문화연대가 바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http://www.urimal.org 입니다.
짬 내서 한번쯤 들어가 보세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지난 편지 댓글에서 함께하고 싶은 글을 골라 여기에 옮깁니다.

bom???
오늘 신문에 신간 책의 광고가 실렸네요. 그것도 신문 전면광고인 데. 책은 <세 잔의 차>, 그런데 세 잔 ? 석 냥, 석 달, 석 자,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데. 번역서로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1위인 책이라네요.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제 얼굴이 그을렸어요]

어제는 하루종일 밖에 있었더니 얼굴이 좀 탔네요.
주말까지 밖에서 살면 새까맣게 그을릴 것 같습니다.
그은 제 얼굴을 집에 있는 딸내미가 몰라보면 어떡하죠?

오늘은 그을린 제 얼굴을 생각하면서,
'그을리다'와 '그슬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그을리다'는
"햇볕이나 연기 따위를 오래 쬐어 검게 되다"는 뜻의 '그을다'의 피동형입니다.
그는 해수욕장에 다녀왔는지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렸다,
들판 곳곳에는 까맣게 그을린 농부들이...처럼 씁니다.

'그슬리다'는
"불에 겉만 약간 타게 하다"는 뜻의 '그슬다'의 피동형입니다.
촛불에 머리카락이 그슬리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그을리는 것은 검게 되?것이고,
그슬리는 것은 타거나 익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 얼굴이 '그슬렸다'고 하면,
제 얼굴을 불에다 태워서 먹기 좋게 만들었다는 끔찍한 말이 되어버립니다.
이 잘생긴 얼굴을 그렇게 하면 안 되겠죠?
제 얼굴은 그슬린 게 아니라 그을린 겁니다.

그을리다와 그슬리다를 가르실 수 있죠?

우리말123

보태기)
1.
'그을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여 '그은'이 됩니다.
그래서 '그은 제 얼굴을 집에 있는 딸내미가...'라고 했습니다.

2.
'그슬리다'는
'그슬다'의 사동사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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