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1] 우리말) 뒷풀이와 뒤풀이

조회 수 4391 추천 수 119 2009.07.01 08:59:24
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질 때, 뒷말이 된소리가 되거나 'ㄴ'이 덧나는 경우에 붙이는데,
거센소리나 된소리인 말 앞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뒤풀이, 배탈, 호떡, 뒤통수, 위층, 구두끈, 뒤뜰, 손아래뻘, 위쪽 따위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기획실로 출근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기획실에서 일했는데, 퇴근이 오늘 새벽 3시였습니다.
날마다 출근은 7시 반쯤해야 한다고 하고...
앞으로 어찌 살지 걱정입니다.
이제 제가 좋아하는 곡차도 자주 못 마시겠네요. ^^*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왜 2차 3차를 갈까요?
그냥 기분 좋게 마시고 일찍 집에 들어가면 될텐데...

우리말에 '뒤풀이'가 있습니다.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이를 '뒷풀이'라고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으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질 때, 뒷말이 된소리가 되거나 'ㄴ'이 덧나는 경우에 붙이는데,
거센소리나 된소리인 말 앞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뒤풀이, 배탈, 호떡, 뒤통수, 위층, 구두끈, 뒤뜰, 손아래뻘, 위쪽 따위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뒤 다음에 풀이의 ㅍ이 오고,
배 다음에 탈의 ㅌ이 오고,
호 다음에 떡의 ㄷㄷ이 오기 때문에 뒤, 배, 호 다음에 사이시옷을 넣지 않습니다.

사이시옷 규정이 어렵고 애매하긴 하지만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거센소리 : ㅊ, ㅋ, ㅌ, ㅍ
된소리 : ㄱㄱ, ㄷㄷ, ㅂㅂ, ㅅㅅ, ㅈㅈ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구설과 구설수]

어제 농촌진흥청 국정감사를 잘 마쳤습니다.
뒷마무리할 게 한둘이 아니지만 그래도 큰 산은 넘었습니다.
그 핑계로 어제는 4차대전까지 치렀습니다. ^^*

요즘 들어 바빠서 뉴스를 거의 못 봤습니다.
이제 정신을 좀 차리고
아침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소개하고 싶은 낱말이 나오네요.

'구설'과 '구설수'입니다.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욕을 해 구설에 올랐고,
며칠 전에 이를 사과했네요.

감 잡으셨겠지만,
구설과 구설수는 엄연히 다릅니다.

구설(口舌)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로
남의 구설에 오르다, 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른다처럼 씁니다.

구설수(口舌數)는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신수."입니다.
신문에 난 오늘의 운수를 보니 구설수가 있더라처럼 씁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다릅니다.
구설은 좋지 않은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입니다.

따라서,
어떤 연예인은 올해 '구설수'가 있어
요즘 누리꾼의 '구설'에 오른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분명히 다른데도
사전을 보면 엉뚱하게 풀어놨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구설수'의 보기에
구설수에 오르다, 구설수에 휘말리다, 시빗거리로 되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라는 보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말 큰사전에도
구설수에 오르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구설'에 오르는 것이지,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닙니다.
'수'가 운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어떻게 '나쁜 말을 들을 운수'게 오른다는 거죠?

이런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의 쓰임을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고 봐야 할지,
사전이 엉터리라고 봐야할지......

그런 게 또 있습니다.
'새벽' 아시죠?
먼동이 트려 할 무렵입니다.
다들 그렇게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사전에 보면
"(이른 시간을 나타내는 시간 단위 앞에 쓰여) '오전'의 뜻을 이르는 말."이라 풀어놓고,
새벽 한 시, 나는 새벽 세 시경에 병원에서 태어났다를 보기로 들어놨습니다.

날이 막 밝을 무렵이 아니라 밤 12시가 넘으면 바로 새벽인 겁니다.
새벽 12시 1분...이라 써도 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말의 쓰임을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고 봐야 할지,
사전이 엉터리라고 봐야할지......

이런 것을 보면 어지럽습니다.
그러니 우리말이 어렵다는 말을 듣지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궁금한 게 또 있습니다.
제가 지금 어지러운 게
이런 우리말을 생각해서 어지러운 것인지,
아니면 어젯밤 술이 덜 깨서 어지러운지......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글을 쓸 때 될 수 있으면 옆으로 새지 않으려고 힘씁니다.
그래야 읽는 사람들이 쉽게 글을 따라올 수 있거든요.

지금도
구설과 구설수 이야기를 하면서
이왕이면 그런 말보다는 '입방아에 오르다'가 더 좋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글이 꼬일 것 같아서 구설과 구설수만 푼 겁니다.
그러고 나서 맨 뒤에서 '입방아'을 소개한 겁니다.
우리말이 구설보다 못해서 나중에 소개한 게 결코 아닙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58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047
696 [2008/07/03] 우리말) 메기탕과 매기탕 id: moneyplan 2008-07-03 4437
695 [2011/11/17] 우리말) 닭 벼슬과 닭 볏 머니북 2011-11-17 4437
694 [2011/06/30] 우리말) 돌풍 머니북 2011-06-30 4439
693 [2007/04/05] 우리말) 하얏트호텔과 하야트 id: moneyplan 2007-04-05 4442
692 [2011/01/28] 우리말) 행안부와 까도남의 다른점 moneybook 2011-01-28 4442
691 [2014/02/13] 우리말) 막연하다/막역하다 머니북 2014-02-13 4445
690 [2013/02/05] 우리말) 신줏단지 머니북 2013-02-05 4445
689 [2008/10/31] 우리말) 권커니 잣거니 id: moneyplan 2008-10-31 4447
688 [2011/07/11] 우리말) 후더침 머니북 2011-07-11 4447
687 [2011/08/29] 우리말) 커피 한 잔 머니북 2011-08-29 4447
686 [2008/10/24] 우리말) 아침결 id: moneyplan 2008-10-24 4452
685 [2013/10/24] 우리말) 빈정상하다 머니북 2013-10-24 4453
684 [2011/09/06] 우리말) 만날도 맞고 맨날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6 4455
683 [2007/06/20] 우리말) 벼룩시장 id: moneyplan 2007-06-20 4457
682 [2007/08/25] 우리말) 새롱대다, 강동거리다, 들마 id: moneyplan 2007-08-27 4462
681 [2007/07/11] 우리말) 점점 나아지다 id: moneyplan 2007-07-11 4463
680 [2012/03/06] 우리말) 부조금과 부좃돈 머니북 2012-03-06 4465
679 [2009/07/16] 우리말) 외래어표기법 받침 id: moneyplan 2009-07-16 4466
678 [2014/01/16] 우리말) '곯아떨어지다' '골탕' '곯다' 머니북 2014-01-16 4467
677 [2006/12/31] 우리말) 올 한 해를 뒤돌아볼까요 되돌아볼까요? id: moneyplan 2007-01-02 4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