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4] 우리말) 세뇌

조회 수 4091 추천 수 93 2009.07.14 12:10:29
이 '세뇌'를 '쇠내'나 '쇠뇌'라고 쓰는 분을 봤습니다.
소리 나는 대로 쓰셔서 그런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이 비가 많이 내렸는데, 오늘 또 그렇게 많이 내린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평균 강수량이 1300mm 정도 되는데, 제가 사는 수원에 지난 주말에 하루 만에 300mm 가까이 내렸으니 한 해 동안 올 비의 1/3가량이 한꺼번에 내린 거죠.
오늘도 200mm정도 온다는데, 다들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를 주중에 날마다 보냅니다.
그러나 그 편지에 다는 댓글은 거의 없습니다.
고작 하루에 네댓 개 정도입니다.
문제를 내면 좀 많아지죠. ^^*

어제 받은 댓글에
'우리말 편지 덕분에 기분 좋은 세뇌를 당하고 있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세뇌는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던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게 하거나, 특정한 사상ㆍ주의를 따르도록 뇌리에 주입하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뇌를 씻는(洗腦) 일입니다.
손을 씻으면 세수고, 얼굴을 씻으면 세면이며, 발을 씻으면 세족입니다.
(한자말을 쓰자는 말이 아닙니다. 한자를 풀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 '세뇌'를 '쇠내'나 '쇠뇌'라고 쓰는 분을 봤습니다.
소리 나는 대로 쓰셔서 그런가 봅니다.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던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세뇌'입니다.

우리말편지가
일본말에 찌든 우리 뇌를 씻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상가와 상갓집]

안녕하세요.

우산은 챙겨오셨나요? 오늘부터 또 비가 온다네요.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니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어제는 부고를 네 건이나 받았네요.
오늘은 상가, 상갓집을 알아보겠습니다.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르는 집"을 '상가'라고 합니다.
이 '상가'뒤에 흔히 '집'을 붙여 '상갓집'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상가(喪家)가 죽을 상 자에 집 가 자 이므로,
상가 뒤에 집을 붙이면 겹말이 됩니다.
틀린 말입니다.

우리 말은 참 재밌습니다.
'상가집'이나 '상갓집'은 분명히 틀린 말인데,
사람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표준어로 봤습니다.
'상갓집'은 바른말입니다.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이렇게 겹말이면서 사전에 오른 낱말은
처갓집, 외갓집, 상갓집, 초가집, 생일날, 고목나무, 포승줄, 국화꽃, 매화꽃, 해안가, 단발머리 따위입니다.
이런 낱말은 처가, 외가, 상가, 초가, 생일, 고목, 포승, 국화, 매화, 해안, 단발로 써도 됩니다.

재밌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이 자주 쓴다고 해서 표준말로 사전에 오른 낱말은 한 낱말로 봐서 붙여 쓰지만,
그렇지 못한 억울한 낱말도 있습니다.
국화꽃이나 매화꽃은 한 낱말로 사전에 올라 있지만,
'무궁화꽃'은 사전에 없습니다. 당연히 '무궁화 꽃'이라고 띄어 써야 합니다.
한 낱말이 아니니 띄어 써야죠.

글이나 말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게 좋습니다.
짧고 쉬운 글이나 말이 뜻을 전달하는 데 훨씬 좋습니다.

상갓집이 사전에 올라 있으니 쓰면 안 된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상갓집'보다는 '상가'가 훨씬 깔끔하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우리나라는 사이시옷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와 좀 다릅니다.
'상갓집'이라고 안 하고 '상가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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