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7] 우리말) 목이 메다

조회 수 4826 추천 수 129 2009.08.27 08:56:49
3.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
는 뜻이 있습니다.
1, 2번 뜻으로 쓰일 때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이 어제 편지에서 소개한 '메우다'이고,
3번 뜻으로 쓰일 때는 시킴꼴이 없습니다.
따라서,
'목을 메웠다'라고 쓰지 않고 '목이 메게 했다'로 써야 옳습니다.


안녕하세요.

그저께 저녁에 고향 동생을 만나면서 그 친구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호기있게 전화를 드리긴 했는데,
막상 그분 목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더군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소개한 낱말인 '메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
2. 어떤 장소에 가득 차다.
3.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
는 뜻이 있습니다.
1, 2번 뜻으로 쓰일 때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이 어제 편지에서 소개한 '메우다'이고,
3번 뜻으로 쓰일 때는 시킴꼴이 없습니다.
따라서,
'목을 메웠다'라고 쓰지 않고 '목이 메게 했다'로 써야 옳습니다.

오랜만에 들은 고향 어르신의 목소리가 제 목을 메게 하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햇귀를 아세요?]

새벽의 순 우리말은 '갓밝이'입니다.
당연히 새벽도 우리말 맞습니다. ^^*

오늘은 내친김에 새벽 이야기 더 이어보죠.
새벽에 해가 처음 솟을 때의 빛을 '햇귀'라고 합니다.
이 '햇귀'와 비슷한 낱말로 '돋을볕'이 있습니다.
'아침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을 뜻합니다.
햇귀와 돋을볕은 비슷해 보이지만 뜻은 조금 다릅니다.

햇빛은 해가 비치는 밝음의 정도고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따뜻함의 기운이라는 거 알고 계시죠?
이것처럼
'햇귀'는 새벽에 처음 나오는 '햇빛'이고,
'돋을볕'은 새벽에 처음 나오는 아침녘의 볕을 뜻합니다.

어둠을 밀어내고 밝음을 가져오는 것은 같지만,
그 속뜻은 이렇게 조금 다릅니다.
밤새 얼었던 몸을 돋을볕으로 녹인다는 말이 되지만,
햇귀로 녹인다는 말이 안 되겠죠?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066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6227
1556 [2010/11/15] 우리말) 신기록 경신 moneybook 2010-11-15 3514
1555 [2010/11/16] 우리말) 연패 moneybook 2010-11-17 3917
1554 [2010/11/17] 우리말) '경신'과 '갱신' moneybook 2010-11-17 3932
1553 [2010/11/18] 우리말) 마루 moneybook 2010-11-18 5839
1552 [2010/11/19] 우리말) 트네기 moneybook 2010-11-19 5818
1551 [2010/11/22] 우리말) 사투리 moneybook 2010-11-22 4123
1550 [2010/11/23] 우리말) 골덴과 코르텐 moneybook 2010-11-23 4657
1549 [2010/11/24] 우리말) 금도 moneybook 2010-11-24 4707
1548 [2010/11/25] 우리말) 새다와 새우다 moneybook 2010-11-25 5742
1547 [2010/11/26] 우리말) 새다와 새우다(2) moneybook 2010-11-26 4228
1546 [2010/11/29] 우리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moneybook 2010-11-29 4054
1545 [2010/11/30] 우리말) 구제역 moneybook 2010-11-30 3893
1544 [2010/12/01] 우리말) 두껍다/두텁다 moneybook 2010-12-01 5017
1543 [2010/12/02] 우리말) 책 소개(사쿠라 훈민정음) moneybook 2010-12-02 4679
1542 [2010/12/03] 우리말) 착한 몸매? moneybook 2010-12-03 4060
1541 [2010/12/06] 우리말) '착하다'의 뜻 moneybook 2010-12-06 11816
1540 [2010/12/07] 우리말) 추스르다 moneybook 2010-12-07 4515
1539 [2010/12/08] 우리말) '한해'와 '한 moneybook 2010-12-08 4341
1538 [2010/12/09] 우리말) 미친 존재감 moneybook 2010-12-09 3942
1537 [2010/12/10] 우리말) 책 소개 moneybook 2010-12-10 4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