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우리말) 이런 젠장...

조회 수 4765 추천 수 84 2009.09.04 08:57:56
본래 징크스(jinx)는
고대 그리스에서 불길한 징후를 나타내는 새의 이름에서 왔다고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불길한 일', '재수 없는 일'로 다듬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바빠서 편지를 늦게 보냈는데, 오후에 그 편지를 다시 보니 저절로 '이런 젠장...'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가름과 갈음을 잘 설명해 놓고
뒤에서는 '따라서 홈리스라는 낱말을 바꿀 우리말을 찾는 것은 '가름'할 우리말을 찾는다고 해야 바릅니다.'라는 엉뚱한 소릴 했습니다.
당연히 '가름'이 아니라 '갈음'이 맞습니다.
정말 이놈의 징크스... 빨리 떨쳐버리고 싶은데 이게 쉽지가 않네요.
주말에 쉬면 좀 나아지겠죠? ^^*

뭔가 뜻에 맞지 않고 불만스러울 때 혼자 욕으로 하는 말이 '젠장'입니다.
딱 어제 같은 경우죠.
기껏 사과하면서 제대로 알려 드린다고 해놓고 또 틀렸으니 '젠장'보다 더한 말이 나오지 않는 게 다행입니다. ^^*

'젠장'은 '제기 난장'에서 왔다고 합니다.
'제기'는 '제기랄'할 때의 '제기'로 "형사고발하다"라는 뜻입니다.
'난장'은 고려나 조선시대 때 이곳저곳을 마구 때리던 형벌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제기 난장'이라고 하면 '형사고발하여 여기저기 두들겨 맞다'라는 뜻이 되죠.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뭔가 제 뜻에 맞지 않은 때 쓰는 말입니다.

오늘은 '제기랄'이나 '젠장'이라고 혼자 중얼거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만발? 활짝 핌!]

오늘도 토요일이랍시고 집안 청소 좀 하고 늦게 나왔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니까요. ^^*


나오다 보니 여기저기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마치 솜을 한 자밤씩 나뭇가지에 올려놓은 것처럼 멋있게 피었습니다.


이렇게 꽃이 활짝 핀 것을 '만개(滿開)'라고 합니다.
주로 언론에서 그렇게 떠듭니다.
그러나 그러면 안 됩니다.
특히 언론은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활짝 핌'이라고 다듬어 놓은 낱말을 왜 굳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이 쓰는 낱말 하나하나는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하게 됩니다.
그래서 언론이 중요한 겁니다.
언론의 힘만 믿고 언죽번죽 떠들면 안 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죠.
권한이 있으면 책임도 따르는 법입니다.

저는
'여의도 윤중로 벚꽃 만개'보다는
'여의둑길 벚꽃 활짝'이 훨씬 좋은데,
여러분은 어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62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082
816 [2009/06/02] 우리말) 죽음과 서거 id: moneyplan 2009-06-02 4324
815 [2011/05/12] 우리말) 달뜨다와 주니 moneybook 2011-05-12 4324
814 [2011/10/27] 우리말) 아웅다웅 머니북 2011-10-27 4324
813 [2012/06/11] 우리말) 집념과 집착 머니북 2012-06-11 4324
812 [2012/10/15]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머니북 2012-10-15 4324
811 [2007/09/07] 우리말) 내외빈 id: moneyplan 2007-09-07 4325
810 [2011/07/20] 우리말) 발자국과 발걸음 머니북 2011-07-20 4325
809 [2012/08/20] 우리말) 자빡 머니북 2012-08-20 4325
808 [2012/09/05] 우리말) 돈 이야기 머니북 2012-09-05 4325
807 [2007/02/25] 우리말) 맞춤법이 엉망인 어머니 편지... 또... id: moneyplan 2007-02-27 4326
806 [2011/08/03] 우리말) 현훈? 어지러움! 머니북 2011-08-03 4326
805 [2012/09/06] 우리말) 재킷과 카디건 머니북 2012-09-06 4326
804 [2017/01/02] 우리말) 끄트머리와 실마리 머니북 2017-01-02 4326
803 [2008/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3-18 4327
802 [2014/03/04] 우리말) 잊다와 잃다 머니북 2014-03-04 4328
801 [2007/02/16] 우리말) 겉은 누렇게 익었으나 씨가 여물지 않은 호박은? id: moneyplan 2007-02-20 4329
800 [2012/05/03] 우리말) 금/줄/선 머니북 2012-05-04 4330
799 [2017/09/07] 우리말) 우리말 바로 쓰기에 앞장섭시다 머니북 2017-09-07 4330
798 [2007/03/27] 우리말) 이자는 길미로... id: moneyplan 2007-03-27 4331
797 [2008/02/19] 우리말) 지름길과 에움길 id: moneyplan 2008-02-19 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