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8] 우리말) 멧돼쥐

조회 수 3957 추천 수 89 2009.09.18 08:15:37
서생원 쥐와 땅속에 사는 두더지는 모두 어둠을 좋아하고 생김새도 비슷해서 '두더쥐'라고 쓰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서생원 쥐는 쥣과 동물이고, 두더지는 두더짓과 동물로 서로 족보가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일터 이야기를 해 볼게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에서는 며칠 전에 논밭에 있는 작물을 망치는 야생동물을 쫓아내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그 내용이 지난 10일 청주KBS에 나왔고, 다음날 아침 중앙방송 KBS에도 소개되었습니다.
http://cheongju.kbs.co.kr/news/news_01_01_view.html?no=2812620&find_date=20090910
제목이 '멧돼지 퇴치 신기술 개발'입니다. ^^*

이 멧돼지를 멧돼쥐로 쓰는 분이 가끔 있습니다.
두더지를 두더쥐로 쓰기도 하고... ^^*

서생원 쥐와 땅속에 사는 두더지는 모두 어둠을 좋아하고 생김새도 비슷해서 '두더쥐'라고 쓰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서생원 쥐는 쥣과 동물이고, 두더지는 두더짓과 동물로 서로 족보가 다릅니다. ^^*

더군다나 멧돼지는 쥐와는 생김새도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꿀꿀이 돼지와 비슷하죠.
누리그물(인터넷)에서 '멧돼쥐'를 넣고 검색해 보면 많은 문서가 보입니다. 실제로...

두더지, 멧돼지... 잘 기억합시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김치로 끓인 국은 김치와 국 사이에 사이시옷을 넣은 '김칫국'이 바른말입니다.
생물학적인 분류에 쓰는 '과'도 앞에 받침 없는 순우리말이 오면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쥐과가 아니라 쥣과가 맞고, 두더지과가 아니라 두더짓과가 맞습니다.
보기에는 좀 어색하지만 그게 표준말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어젯밤에 축구 경기 보셨나요?
오랜만에 보는 시원한 경기였습니다.
그런 재밌는 경기를 보고 흔히
'박진감 넘치는 시합이다.'라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시합'은 문제가 있는 말입니다.
먼저,
박진감(迫眞感)은,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뜻으로
그 소설은 박진감 있는 구성과 탄탄한 주제 의식으로..., 그 상황 설명은 박진감이 있었다처럼 씁니다.
곧, 현실이나 사실처럼 느낄 수 있는 일을 말합니다.
그러나 어젯밤에 있었던 축구 경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잖아요.
실제로 있었던 일에는 박진감이라는 낱말을 쓰지 않습니다.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박진감을 迫進感이라 써 놓고
'세차게 밀고 나아가는 느낌.'이라 풀었습니다.
그래놓고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迫眞感이 맞는지 迫進感이 맞는지는 국어학자들이 풀어주실 일이긴 하지만,
저라면 아예 한자를 쓰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중간이라도 가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잖아요.
굳이 모르는 한자를 억지로 쓰면서 망신을 자초하지는 않겠습니다. ^^*

내친김에,
시합(試合)도 문제입니다.
시합은 しあい[시아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겨루기'로 다듬었습니다.
축구 시합이 아니라 축구 경기나 축구 겨루기입니다.

그나저나 어제 축구는 참 재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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