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8] 우리말) 어리숙과 어수룩

조회 수 3978 추천 수 91 2009.12.08 08:53:51
이 '어수룩하다'를 '어리숙하다'로 쓰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아무래도 '어리석다'를 떠올리셔서 그렇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어리숙하다'는 틀리고 '어수룩하다'만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촌스럽다를 말씀드렸습니다.
비록 촌스럽다는 뜻이 사전에는 세련되지 못하고 어수룩하다는 뜻일지라도 저는 촌스러운 게 좋습니다. ^^*

우리말에 '어수룩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매우 숫되고 후하다는 뜻입니다.
그 사람은 어수룩한 시골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해서 많은 돈을 모았다,
그는 어수룩해서 아무에게나 돈을 잘 빌려 준다,
네게 호락호락 넘어갈 만큼 그는 어수룩하지 않다처럼 씁니다.

이 '어수룩하다'를 '어리숙하다'로 쓰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아무래도 '어리석다'를 떠올리셔서 그렇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어리숙하다'는 틀리고 '어수룩하다'만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어색하죠? ^^*

중앙일보에 보니 좀 다르게 풀어놓으셨네요.
사전에는 '어리숙하다'는 틀리고 '어수룩하다'만 맞다고 풀어놨는데 실제는 두 낱말이 조금 다른 뜻으로 쓰인다는 거죠.
'어리숙하다'는 말은 어리석어 보인다는 뜻이고,
'어수룩하다'는 어리석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순박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보네요.

사전에는 비록 '어수룩하다'만 올라 있지만,
다음에 사전 만들 때는 '어리숙하다'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주 헷갈리는 낱말에 '어리버리'와 '어리바리'도 있습니다.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모양을 일러 '어리바리'라고 합니다.
'어수룩하다'와 비슷한 뜻이죠.
이를 '어리버리'라고 쓰시는 분도 있습니다만, 표준말은 '어리바리'입니다.

어리숙, 어수룩
어리버리, 어리바리...

'어리바리' 헷갈리시죠?
남들에게 쓸 때도 헷갈리시면 '어수룩하다'는 말 듣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안녕하세요.

연말이라 이런저런 행사가 많네요.
그 많은 행사 가운데 가장 뜻깊은 것은 역시 보신각종을 치는 것이겠죠.

어떤 행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거나 흥미있는 장면을 '하이라이트'라고 하는데요.
이는 아시는 것처럼, highlight입니다.
그리고 그 발음은 []입니다. [하일라이트]죠.
그러나 이는 '하이라이트'라고 해야 바릅니다.
'하일라이트'가 아닙니다.
그 까닭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따로 설 수 있는 말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곧, 외래어 단어 두 개가 모여 하나의 단어가 되었을 때는
각각의 단어 발음을 그대로 쓰는 것이죠.

이에 따라,
high의 발음이 [하이]이고, light의 발음이 [라이트]라서,
highlight의 발음도 [하이라이트]가 되는 겁니다.

그러나 '하이라이트'나 '하일라이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하이라이트'의 뜻풀이입니다.
그 사전에는 하이라이트의 뜻을 풀어놓고,
그 바로 뒤에 '강조', '주요 부분'으로 다듬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리하면,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가 맞지만,
'강조'나 '주요 부분'으로 쓰시는 게 더 좋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으뜸'이겠죠.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7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8289
1536 [2016/12/12] 우리말) 짐승의 어미와 새끼 머니북 2016-12-13 3991
1535 [2013/07/18] 우리말) 소강과 주춤 머니북 2013-07-18 3991
1534 [2013/10/23] 우리말) 속알딱지 -> 소갈딱지 머니북 2013-10-23 3991
1533 [2009/12/09] 우리말) 탑과 톱 [1] id: moneyplan 2009-12-09 3991
1532 [2008/12/15] 우리말) 개발과 계발 id: moneyplan 2008-12-15 3991
1531 [2013/07/24] 우리말) 영계로 복달임 머니북 2013-07-24 3990
1530 [2013/06/05] 우리말) 랍스터와 로브스터 머니북 2013-06-05 3990
1529 [2012/11/05] 우리말) 애매와 알쏭달쏭 머니북 2012-11-05 3990
1528 [2009/05/04] 우리말) 동무와 벗 id: moneyplan 2009-05-06 3989
1527 [2008/07/15] 우리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증거 id: moneyplan 2008-07-15 3989
1526 [2008/06/11] 우리말) 쯔끼다시를 갈음할 낱말은? id: moneyplan 2008-06-11 3989
1525 [2014/02/28] 우리말) 날탕과 생무지 머니북 2014-02-28 3988
1524 [2011/11/21] 우리말) 광어 -> 넙치 머니북 2011-11-21 3988
1523 [2009/02/20] 우리말) 계란말이/달걀말이/두루마리 id: moneyplan 2009-02-20 3988
1522 [2011/02/16] 우리말) 댓글을 같이 보고자 합니다 moneybook 2011-02-16 3987
1521 [2007/10/19] 우리말) 구설과 구설수 id: moneyplan 2007-10-19 3987
1520 [2013/10/17] 우리말) 악천우 -> 악천후 머니북 2013-10-17 3986
1519 [2008/10/07] 우리말) 염치와 얌치 id: moneyplan 2008-10-07 3986
1518 [2008/02/20] 우리말) 빚쟁이 id: moneyplan 2008-02-20 3986
1517 [2012/02/07] 우리말) 족집게와 쪽집게 머니북 2012-02-07 3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