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3] 우리말) 하늬바람

조회 수 4575 추천 수 106 2010.09.13 10:17:52
가을이면 서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서쪽에서 불어오니 서풍이라고 하지만, '하늬바람'이라는 멋진 낱말이 있으니 이를 쓰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식구와 같이 예전 사장님 농장이 있는 제천을 다녀왔습니다.
돌아오기 싫을 정도로 좋은 곳이더군요.

이제 가을이라고 봐도 되겠죠?
가을이면 서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서쪽에서 불어오니 서풍이라고 하지만, '하늬바람'이라는 멋진 낱말이 있으니 이를 쓰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하늬바람에서 '하늬'가 서쪽을 뜻한다는 분도 계시고,
크다는 뜻의 하다가 바뀐 거라는 분도 계십니다. 어떤 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높은 산을 하늘로 보고, 하늘 쪽에서 부는 바람이라서 하늬바람이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말뿌리를 잘 모르는 그냥 제 생각입니다. ^^*

가을에 부는 바람이니 가을바람이고,
이 가을바람을 줄여 갈바람이라고도 합니다.
옷깃을 날릴 정도로 솔솔 불기에 '솔바람'이나 '실바람'이라고도 하며,
늦더위를 씻어주기에 산들바람, 선들바람이라고도 합니다.

시원한 하늬바람 맘껏 들이켜시고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입니다.
아침부터 실없는 농담 하나 해 볼게요.

너 보신탕 먹을 줄 아니?
오늘 점심으로 보신탕 어때?
우리 같이 보신탕 먹으러 갈까?

이런 뜻을 다 담을 수 있게 두 자로 줄이면 뭐가 되는지 아세요?
딱 두 자로 줄이면...^^*



답은
"개 혀?"입니다.

내일이 초복인데 마침 토요일이라 오늘 점심때 보신탕 드시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저는 먹지 않지만 여름철 몸보신 하러 많이 드시나 봅니다.

오늘은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를 갈라볼게요.
보신탕 좋아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나는 식탁 위에 밥을 차릴 겨를도 없이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밥을 먹었다처럼 씁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으로
게검스럽게 먹다, 그는 먹는 모습이 아주 게검스럽다처럼 씁니다.

헷갈리신다고요?
다시 갈라보죠.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욕심껏 마구 먹어대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좀 다르죠?

더 쉽게 하면,
'게걸스럽다'는 마구 먹어대는 태도이고,
'게검스럽다'는 마구 먹는 꼴이 보기 흉할 때 씁니다.

보신탕을 드시는 것도 좋고 개장국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게걸스럽게는 드시더라도 게검스럽게는 드시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은 제가 시험을 보는 날이라서 좀 일찍 보냅니다.
오전에도 시험, 오후에도 시험... 오늘은 손가락이 고생 좀 하겠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58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149
2156 [2014/11/04] 우리말) 늘키다 머니북 2014-11-04 6409
2155 [2007/03/21] 우리말) 파래, 퍼레, 파란색, 파랑색 id: moneyplan 2007-03-21 6408
2154 [2009/11/12] 우리말) 어느와 어떤 id: moneyplan 2009-11-12 6406
2153 [2007/01/18] 우리말) 두루말이 화장지/두루마리 화장지 id: moneyplan 2007-01-19 6403
2152 [2008/02/28] 우리말) 제치다와 제끼다 id: moneyplan 2008-02-28 6402
2151 [2011/07/01] 우리말) 그대 이름은 바람 머니북 2011-07-01 6396
2150 [2017/06/08] 우리말) 초콜릿 머니북 2017-06-08 6395
2149 [2017/11/14] 우리말) 시 감상 머니북 2017-11-16 6393
2148 [2012/05/17] 우리말) 마사토 머니북 2012-05-18 6391
2147 [2007/02/26] 우리말) '이력'은 순 우리말입니다 id: moneyplan 2007-02-27 6390
2146 [2015/11/18] 우리말) 갈갈이와 갈가리 머니북 2015-11-18 6387
2145 [2013/08/19] 우리말) 잘못된 높임말 머니북 2013-08-19 6386
2144 [2014/10/17] 우리말) '소근소근'과 '궁시렁거리다' 머니북 2014-10-17 6385
2143 [2011/07/19] 우리말) 싸가지/늘품과 느ㅊ 머니북 2011-07-19 6382
2142 [2007/05/16] 우리말) 바리캉, 포클레인, 제록스, 스카치테이프, 나일론, 무스, 본드, 스티로폼 id: moneyplan 2007-05-16 6381
2141 [2011/06/22] 우리말) 뼛속과 뱃속 머니북 2011-06-22 6379
2140 [2006/11/21] 우리말) 첫과 처음 id: moneyplan 2006-11-21 6379
2139 [2006/12/27] 우리말) 책을 구입하고 책 값을 지불하신다고요? id: moneyplan 2006-12-27 6378
2138 [2009/04/01] 우리말) 밖에 id: moneyplan 2009-04-01 6375
2137 [2016/06/16] 우리말) 엽다/가엾다 머니북 2016-06-17 6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