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5] 우리말) 생량머리

조회 수 6400 추천 수 89 2010.10.05 11:44:17
우리말에 '생량머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초가을로 접어들어 서늘해질 무렵"이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깍두기'입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깍두기에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이나 그런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답을 보내주신 것을 보니 많은 분이 이미 알고 계셨네요.
제가 돈이 많다면 답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선물을 드릴 텐데, 제가 말단 공무원이다 보니 그럴 돈이 없습니다. ^^*
모두 여섯 분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답장 세 분, 댓글 세 분)

오늘은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이 국정감사를 받는 날입니다.
그래서 어제저녁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꼬빡 밤을 새웠습니다.
역시 제철은 속일 수 없어서 저녁과 새벽에는 제법 춥더군요.

우리말에 '생량머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초가을로 접어들어 서늘해질 무렵"이라는 뜻입니다.

저녁으로 산들하니 나날이 달라가는 생량머리에 순제는...,
먼지잼으로 소나기가 한줄기 지나고 난 다음이라 비거스렁이로 불어오는 생량머리 건들마가 등줄기가 자그럽게 시원했다.(송기숙, 암태도)
처럼 씁니다.

생량을 生凉이라 쓰는데 량이 서늘할 량 자 네요.
저는 이걸 보면서 왜 '나마비루'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아침부터...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애오라지]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저는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이틀 보내면서 오랜만에 텐트에서 잠도 자고,
주말에는 고향에 가서 벌초도 하고,
어머니 모시고 대흥사 골짜기에다 발도 담그고 왔습니다.

우리말에 '애오라지'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어찌씨(부사)로
'겨우'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주머니엔 애오라지 동전 두 닢뿐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자가 애오라지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처럼 씁니다.
또,
'오로지'나 '오직'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애오라지 자식을 위하는 부모 마음, 그의 핼쑥한 표정이 애오라지 미순이 자기의 문제 때문만이 아님을 그녀는 또한 알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좀 쉽게 풀자면,
아주 넘쳐 남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적당한' 정도를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저는 애오라지(겨우)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휴가를 다녀왔지만,
애오라지(오로지) 식구와 함께하는 시간이라 참 좋았습니다. ^^*

애들과 맘껏 놀고, 아내와 이야기도 하고,
틈을 내 장석주 님의 '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를 읽었습니다.
빠른 것만 찾는 요즘, 최고와 일등만 찾는 요즘,
휴가 가서 읽어볼 만한 책으로 그 책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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