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
안녕하세요.
한 해가 저무네요.
올해도 꾸준히 우리말 편지를 보냈습니다만, 여러 실수도 있었습니다.
작은 실수는 너그럽게 봐 주시고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큰 뜻만 봐주십시오. ^^*
오늘은 어제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글을 하나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하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사시다 들어오신 분이 쓰신 글 같습니다.
아래 있는 글에 이어 다른 내용도 있으니 시간이 나시면 꼭 들어가서 읽어보십시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6146&fbook=1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더 큰 발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고맙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획조정과 전략기획팀장 성제훈 올림
오랜만에 한국에 오니 낯선 게 많아 곤혹스럽다. 하지만 진짜로 곤혹스럽고 괴로운 것은 낯선 것들이 아니라 귀선 것들, 그 중에서도 앞뒤 안가리고 남발되는 존댓말들이다.
이쪽 방이 따뜻하십니다 손님.
5번 방이세요.
3층이십니다.
4만원이십니다.
3개월 할부 되십니다.
일시불로 하실게요.
한국 사회의 서비스 산업에 친절함이 더해진 것은 분명 두 손 들고 반길 일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단순한 과공비례를 넘어, 한국말을 비틀고 짓밟아 불구로 만드는 범죄다.
어디 그뿐인가. 차를 몰고 '내비'를 쓰는데, '스쿨존 지역입니다. 조심하십시오' 한다. 옆에 앉으신 어머니께서 물으신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학교 주변 지역이라 아이들이 나올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는 말"이라고 알려드리자, "아 그러면 학교 주변입니다, 하면 되지 그건 무슨 요상한 말이냐.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다" 하신다.
TV를 보니 영어의 침투는 더더욱 자심해 보인다. 한글은 다만 조사로나 기능하는 듯하다. 옛날 한자어가 차지했던 자리를 영어가 대체했는데, 실상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잘 있는 우리말까지 비틀고 부러뜨리고 상처 입힌다.
불편하다. 그리고 우리말이 불쌍하다.
(계속)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6146&fbook=1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정종과 청주]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보람'입니다.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고자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도 보람이고,
제가 여러분에게 선물을 보내드리면서 우리말을 알리는 것도 제 '보람'입니다. ^^*
아침 뉴스에서 서울에 눈이 내린다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밖을 봤는데, 기다리는 눈이 안 보이네요.
여러분은 첫눈 보셨어요?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이면 따뜻한 청주 한잔이 생각납니다.
청주가 뭔지 아시죠? 오늘은 청주와 정종 이야기 좀 해 볼게요. 오랜만에 술 이야기로...^^*
정종을 아실 겁니다.
흔히 일본식 소주라고 하죠.
이 정종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 청주의 상표이름입니다.
더 나가면
일본 전국시대 때 사람인 다테 마사무네(伊達正宗)라는 사람 이름에서 온 거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악명높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있고, 그 밑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으며, 그 꼬봉이 다테 마사무네 정도 됩니다.
('꼬봉'은 こぶん[고붕]이라는 일본말입니다. 부하, 졸개라는 뜻입니다.)
그 다테 마사무네 가문에서 자랑하는 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예리한 칼이고, 다른 하나는 쌀과 국화로 빚은 청주라고 합니다.
다테 마사무네 가문에서 빚은 술의 술 맛이 너무나 좋아 사람들이 이를 가리켜 국정종(菊正宗)이라고 했다네요.
우리가 아는 정종은 이 마사무네(正宗, まさむね[마사무네])를 우리 소리로 읽은 것이고,
이는 일본에 있는 수많은 청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사전에서 정종을 뒤져보면,
"일본식으로 빚어 만든 맑은술. 일본 상품명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청주'는 "다 익은 술에 용수를 박고 떠낸 술"이라고 풀어놨습니다.
추운 날 몸 녹이는 데는 '정종'보다 '청주'가 훨씬 낫겠죠?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