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나 나무의 꽃이 피는 것을 '개화'라고 하는데,
이는 행정순화용어로 '꽃이 핌'으로 다듬어서 써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27에 KBS뉴스에서 여수 오동도에 동백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동백꽃 개화"라고 했습니다.
풀이나 나무의 꽃이 피는 것을 '개화'라고 하는데,
이는 행정순화용어로 '꽃이 핌'으로 다듬어서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 '개화기'도 '꽃 필 때'로 다듬어서 써야 바릅니다.
'동백꽃 개화'보다는 '동백꽃 활짝'이 더 낫지 않나요?
행정순화용어는
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 깨끗한 우리말을 쓰고자 낱말을 다듬은 겁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부터 바른말을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뉴스에 나오고 신문에 나온 말은 다 옳고 좋은 말로 알잖아요.
그래서 언론이 중요한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부지런, 바지런]
이제야 컴퓨터를 쓸 수 있네요.
며칠 전부터,
제가 일하는 사무실을 옮기느라 하루 종일 서서 나대고,
그 짐을 적당한 곳에 던져 놓느라 서성이고...
그동안 컴퓨터도 당연히 안 되고...
일이 어느 정도 끝나니 이제 좀 정신이 드네요.
제가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할 때,
저는 옆에서 바지런만 좀 떨었는데도
이렇게 일이 쉽게 끝나네요.
오늘은
새 방에서 인사드리는 거니까,
쉬운 걸로 쓰겠습니다.
오늘 할 말은,
앞에서 제가 쓴,
‘부지런’과 ‘바지런’의 차이입니다.
이 중 어떤 게 표준말이냐고 묻는 분이 계셨는데요.
둘 다 표준말입니다.
다만,
큰말과 작은말의 관계죠.
큰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낱말의 실질적인 뜻은 작은말과 같으나 표현상 크고, 어둡고, 무겁고, 약하게 느껴지는 말로,
‘살랑살랑’에 대한 ‘설렁설렁’, ‘촐촐’에 대한 ‘철철’, ‘생글생글’에 대한 ‘싱글싱글’ 따위이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부지런과 바지런도 큰말과 작은말의 관계로,
부지런이 큰말이고,
바지런이 작은말입니다.
즉, 남들은 일을 많이 하고(부지런), 저는 조금 덜 했다는(바지런) 말이 되죠.
좀더 문법적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말의 큰말-작은말은
모음을 뭘 쓰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음성 모음(ㅓ, ㅜ, ㅔ, ㅟ, ㅡ. ㅢ)을 쓰느냐...
양성 모음(ㅏ, ㅗ, ㅐ, ㅚ)을 쓰느냐...
보기) 큰말 작은말
벙긋벙긋 방긋방긋
줄다 졸다
두런두런 도란도란
우툴두툴 오톨도톨
헤헤 해해
휘둥그렇다 회동그랗다
끔쩍이다 깜짝이다
희룽희룽 해롱해롱
위에 든 보기를 보면,
좀 생뚱맞은 게 보이죠?
실은 모두 아름다운 우리말인데,
우리가 쓰는 낱말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이런 어감 차이를 잘 살려서 글을 쓰면,
감칠맛 나는 글을 쓸 수 있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 잘 살려서 쓰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