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자그맣고 오목한 꼴을 뜻하는 우리말을 맞히시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뭘 했는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달려왔기에 내일과 모레는 식구와 함께 쉴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먼저 답을 보내신 다섯 분께 우리말편지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문제는
자그맣고 오목한 꼴을 뜻하는 우리말을 맞히시는 겁니다.
좀 뚱겨드리자면,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가는 곳에 그 이름이 들어가고,
달밤에 노루가 숨바꼭질하다가 목마르면 달려가는 곳에도 그 이름이 들어갑니다.
조그만 생각하면 바로 아실겁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장본인]
어제 오후에 오랜만에 대학 후배를 만나
곡차를 한 잔 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서로 부대끼며 술잔을 기울여야 친해지나 봅니다.
어제 그 후배는 근 10여 년 만에 만난 것인데,
자기 선배 한 분을 모시고 왔더군요.
저를 보자마자 그 선배에게 저를 소개하는데,
“형! 제가 대학 다닐 때 저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준 선배가 있다고 했죠?
(저를 가리키며)바로 이 선배가 그 장본인입니다.
이 선배가 저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주신 분이에요.“
이런...쩝...
그 자리에서 바로 뭐라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자니,
다른데 가서 또 이런 실수를 할 것 같고...
역시나, 곡차는 좋은 겁니다.
곡차 잔이 몇 바퀴 돈 후,
그 후배에게, 조금 전에 그 후배가 한 말에서 틀린 부분을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장본인’은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을 뜻하는데,
담긴 뜻은 ‘나쁜 놈’이다.
즉, 무슨 나쁜 일을 꾀하고 일으킨 사람을 ‘장본인’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장본인을 일본에서 온 낱말입니다.
라고 설명해 줬습니다.
그 후배가 말끝마다 영어를 섞어 쓰면서 이야기하기에,
저도 영어를 빌려 설명을 좀더 보탰죠.
장본인은 ‘노터리어스(notorios)’한 사람을 말하고,
그냥 뭐뭐한 사람, 또는 주인공을 말할 때는 ‘페이머스(famous)’한 사람이다.
‘유명하다’의 반대가 ‘유명하지 않다’인 것처럼
영어에서도 ‘페이머스(famous)’의 반대는 ‘인퍼머스(infamous)’이지만,
‘악명’과 ‘오명’의 느낌이 강한,
‘페이머스(famous)’에 맞서는 말은 ‘노터리우스’단다. 아가야...
또 잘못 쓰고 있는 말 중에,
전철이라는 게 있습니다.
“앞에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이라는 뜻으로, 이전 사람의 그릇된 일이나 행동의 자취를 이르는 말”인데,
그저 전에 일어난 일은 모두 전철이라고 하는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철은, 전과자인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랐다처럼 과거의 나쁜일에만 씁니다.
좋은 일에는 쓰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거나,
저에게 온 편지를 뜯어보며 문법이나 따지는 그런 차가운 피를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틀린, 잘못된 부분은 기회가 되면 잡아주고는 싶어요. 제가 아는 선에서...
때와 곳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제가 잘 아는 동생이,
저와 헤어질 때 꼭, “오늘 하루도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합니다.
이 말을 들을 때도 많이 망설입니다.
당연히 지금도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걸 지적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수고하다’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수고하다’는 자기보다 손아래 사람에게 쓰는 말입니다.
직장상사나 선배, 어른에게 쓰는 말이 아닙니다.
길게 쓰지 않을게요.
오늘도 보람찬, 힘찬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