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0] 우리말) 단초와 실마리

조회 수 5912 추천 수 0 2011.06.13 08:58:15

 

일이나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첫머리를 이를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단초(端初)라는 한자말보다는 '실마리'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으니 그걸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남부지방은 벌써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비 피해 없기를 빕니다.


1.
오늘 아침 6:45 SBS 뉴스에서 '단초'라는 말을 썼습니다.
일이나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첫머리를 이를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단초(端初)라는 한자말보다는 '실마리'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으니 그걸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단초가 일본에서 왔다고 하시는데,
조금 전에 일본어 사전을 뒤져보니 端初가 나와 있지 않네요.

2.
어제 낸 문제 답은 '노라리'입니다.
건달처럼 건들건들 놀며 세월만 허비하는 짓, 또는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
노라리'를 뚱겨드리고자 편지 앞머리에서 '노가리'를 설명했던 거였습니다. ^^*

문제 답을 보내신분 가운데 세 분께 주소를 알려달라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주소를 받는 대로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
지금부터 8년간]

지난주 토요일에,
SBS
에서 방송하는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생활 속에 숨어있는 재밌는 내용을 많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10
억 원 이라는 돈의 가치를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24평 원룸’을 도배하는데도 1 7천밖에 안 든다네요.
그리고 그 10억이면,
“지금으로부터 8년간 날마다 노래방을 갈 수 있는 돈”이라는 군요.

어떻게 보면 큰돈이고,
어떻게 보면 현실감이 없어서 전혀 와 닿지 않는 돈이고...

돈은 그렇다 치고,
저는 맞춤법 틀린 것이나 짚어내겠습니다.

먼저,
아파트 크기를 말할 때,
24
평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계량법 제11조에 의해 1963 5 31일부터 거래·증명(證明)에 미터법 외에는 쓰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963
12 31일을 유예기한으로 하여 미터법의 완전실시(건물·토지 제외)가 행해지고,
1983
1 1일 시행령 부칙 제2조에 의해 건물·토지까지도 미터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4
평이 아니라 79.34제곱미터라고 표시해야 옳습니다.

당연히 소고기도 ‘한 근’이라고 하면 안 되고,
600
그램 이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 고유의 척관법을 따르지 않는 것은 문제지만,
현재 법이 그렇습니다.

두 번째 지적할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간’이라는 말입니다.
‘으로부터’는
어떤 행동의 출발점이나 비롯되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입니다.
그 사람으로부터 나온 이야기/그곳으로부터 십 리 밖의 거리/시험으로부터 해방되다
처럼 씁니다.

문제는 시간을 나타낼 때 입니다.

지나간 시간인 과거를 말할 때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라는 표현이 맞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미래를 말할 때는,
“지금부터 5년”이라고 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행사에서 사회를 볼 때도,
“지금부터 무슨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해야지,
“지금으로부터...”라고 하면 안 됩니다.

오늘은 내용이 좀 길었네요.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기분 좋게 보내세요.
저는 이번 주부터 시작해서 8월 중순까지,
논바닥에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논에 나가 피사리를 해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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